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Chapter 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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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 [LAST STAGE] 아낌없이 주는 나무

더스티아뿐만이 아니었다·

여신으로부터 저주를 이어받은 각 대의 회귀자들은 모두 이곳 에버블랙 안에 갇혀 있었다·

이것이 마법의 불을 훔친 대가로 일족이 받은 천형(天刑)·

사후에도 이곳 영계에 갇혀 후손이 자신의 삶을 반복하는 것을 일족 전체가 함께 지켜보아야 하는 영원한 회귀의 저주·

“도와주지 않으실 건가요?”

더스티아가 한 번 더 물었다·

여신은 길게 한숨을 토했다· 그녀는 작게 읊조렸다·

“노예로 살아가던 우리 인류가··· 적어도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그래서 이 나무를 심었어·”

여신은 자신이 직접 심은 그리고 이제는 자신을 불태워 온기를 공급하고 있는 거대한 가시나무의 뿌리를 올려다보았다·

“그런데 이제는 이 나무를 없애자는 말이니?”

“이 나무가 없어지면 어머니께서는 해방되실 수 있어요· 이렇게 영원히 불타며 희생하실 필요가 없다고요·”

“나는 자유로워지겠지 하지만!”

여신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우리의 후손들은 모든 인류는 이제 영원한 추위에 떨게 될 거야·”

“····”

“마법의 불빛 없이··· 다음의 혹독한 천 년이 시작될 거란 말이야· 그런데도····”

“그것이 다음 세대를 위해 필요한 일이니까요·”

더스티아가 확신을 담아 말했다·

“그것이 인류를 아니··· 모든 세상을 위해 진정 필요한 일이니까요·”

여신은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더스티아는 고개를 돌려 외신들과의 전투를 이끄는 자신의 아들을 보았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듯이· 유년기가 끝나면 자립의 때가 오듯이····”

어미의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조그맣고 어린 소년인데·

어느샌가 저렇게나 커다랗게 자라버린 자신의 아들을·

“우리 인류에게도 그리고 이 세상에게도 성숙의 시기가 온 거예요·”

“성숙의 시기라니···?”

“바깥에서 주어진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으로 바로 서는 때·”

부모가 주는 일방적 도움을 벗어나 오롯한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야 할 때가·

언제고 오고야 말기에·

“마음이 아프신 것 이해해요 어머니·”

“····”

“어느 부모가 그렇지 않겠어요? 홀로 황무지로 나아가는 자식의 뒷모습을 보면서 어느 부모의 가슴이 찢어지지 않겠어요?”

더스티아는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보내줘야만 해요·”

“····”

“부모가 영원히 자식을 보살필 수 없듯이 이 나무 또한 영원할 수 없으니까요·”

외신들의 의지로 심어진 바깥세상의 힘을 이 세상 안으로 전파해 주는 마력의 등대·

이 나무가 퍼올린 마력 덕분에 인류는 지난 천 년간 번성했다·

하지만 그 힘은 결국 외부의 것· 이 세상 스스로가 만든 것이 아니다·

언젠가는 벗어나야만 한다·

“부모의 손을 떠나 홀로 황무지로 떠난 아이는 물론 춥겠죠· 물론 괴롭겠죠· 하지만·”

더스티아는 빙긋 미소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본래 그러한 일이잖아요·”

추워도 괴로워도·

흙을 씹고 먼지를 삼키면서도 오늘의 일을 하는 것·

이 과정에서 아이는 비로소 어른이 된다·

이 과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어른이 된다·

“····”

말을 잇지 못하는 여신의 앞에 이번에는 다른 회귀자의 영체가 나타났다·

여신 자신이 낳은 그리고 그녀와 함께 화형당했던 그의 친아들이었다·

“어머니 지금 싸우고 있는 저 아이가··· 바로 그 아이예요·”

바깥에서 깃발을 짚고 숨을 몰아쉬는 애쉬를 보며 친아들이 속삭였다·

“그때 말씀드렸던 힘과 종족으로 서로를 차별하고 노예로 다스리는··· 이런 세상 자체를 끊어내고 바꿀 아이·”

“····”

“당장 보기에 저 아이의 행동은 무모하고 어리석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런 무모하고 어리석은 길이야말로 사실 세상을 다음 시대로 이끄는 것이라고····”

아들이 웃었다·

“어머니께서 몸소 보여주셨잖아요·”

어느새 일족의 다른 회귀자들이 모두 나타나 여신의 앞에 섰다·

여신은 자신과 이어진 함께 영원한 벌을 받아온 후손들을 살피며 눈물지었다·

“어머니께서 기쁜 마음으로 우리를 그리고 후손들을 위해 희생하셨듯이·”

아들이 여신의 불타는 손을 향해 자신의 손을 뻗었다·

“이제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세요·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세요·”

동시에 회귀자들이 서로의 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우리 후손의 성숙을· 우리 아이의··· 독립을·”

여신을 태우던 불길이 아들의 손을 타고 아들의 몸으로 옮겨붙었다·

회귀자들은 손을 맞잡고 서로 연결된 채 몸으로 불길을 이었다·

몸이 불타는 고통을 기꺼이 참아내며 회귀자들은 하늘로 향했다· 일렬로 이어진 손과 손의 끝에서 더스티아가 하늘로 손을 뻗었다·

에버블랙의 뿌리 끝이 그녀의 손에 닿았다·

그리고·

화르륵-

불길을 통해 의지가 전해졌다·

“나의 에버블랙·”

눈물을 삼킨 여신이 속삭였다·

“나의··· 아낌없이 주는 가시나무·”

뿌리 전체에 불이 번지며 지난 천 년간 나무를 심고 데우고 지켜온 여신의 목소리가 나무에게 전달되었다·

“지금도 사람을 걱정해서 네가 없으면 추위에 떨 사람들이 가여워서 차마 줄기를 치우지 못하는 나무야·”

여신이 다정하게 속삭였다·

“괜찮아·”

쿵····

그동안 미동도 없던 나무의 뿌리가 흐릿하게 몸을 뒤틀었다·

“사람들은 강인하니까 우리가 없어도 스스로 새로운 불을 틔워낼 거야· 그러니까 이제 쉬어도 괜찮아·”

이어진 손을 통해 영원한 형벌을 함께한 나무의 뿌리를 쓰다듬으며·

여신은 오열하며 웃었다·

“지난 끝없는 세월 동안 고생 많았어·”

나무를 향해 여신은 명령하지 않았다·

“쉬러 가자·”

다만 마음을 다해 말을 걸었을 뿐·

“같이 자러 가자····”

그리고·

쿠구구구궁···!

에버블랙의 뿌리가 거세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

쿠구구구궁···!

“···!”

나는 스스로 움직이는 에버블랙 쪽을 보았다·

인류의 수호수는 주위에 거대한 균열을 벌리며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동시에 영계와 인세를 연결하던 줄기 부위를 스스로 떼어내기 시작했다·

“성공이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요새의 모두가 환호했다· 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에버블랙이 줄기와 뿌리를 치우자 영계가 급속도로 닫혀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쿠구구구궁···!

거대한 나무는 영계의 통로에서 비켜서는 것과 동시에 자유로워진 줄기와 뿌리를 뻗어··· 외신들의 공격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주기 시작했다·

“이것은····”

나무는 스스로의 의지로 우리를 지키려 하고 있었다·

외신들의 공격 앞에서 제 몸이 으깨지고 부서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떻게든 우리를 돕고자 안간힘을 썼다·

“····”

나는 그동안 수호수들을 단순히 없애야 하는 대상으로 보았다·

외신들이 심은 단순한 기계 장치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꺼이 불태우고 사멸시키려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나무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사람을 위하고자 했을 뿐이었다·

“고마워·”

온 힘을 다해 우리를 지원하는 에버블랙을 보며 나는 이를 악물었다·

“고마워····”

인세와 영계의 사이에서 에버블랙이 완전히 몸을 빼내고·

이제 본격적으로 영계 그 자체가 폐쇄되기 시작하려는 순간이었다·

텁!

하늘에서 쏟아지던 외신들의 손이 저들끼리 합쳐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전에 없이 거대한 손을 만들어····

쩌어어억!

닫혀가는 영계의 하늘을 강제로 잡아챘다·

“···?!”

거대한 손은 손아귀가 찢어지고 폭발하면서도 끝끝내 버텨냈다·

그리고 역으로 영계의 하늘- 이계와 연결되는 통로를 열어젖히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이 광경을 보며 당혹한 신음을 토해내는 살로메를 향해 외신들의 핏빛 시선이 집중되었다·

퍼버버벙!

미처 흡수할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인지 무형의 공격에 난타당한 살로메가 비명을 토했다·

《꺄아아아악!》

“살로메!”

살로메가 추락했다·

뒤이어 영계의 통로가 찢어발겨지듯 강제로 확장되며- 외신들의 모든 공격이 거세어졌다·

거대한 손 외에도 다른 무수한 손가락이 폭격처럼 쏟아졌다·

요새 위에서 맞서 싸우던 종족신들이 버티지 못하고 쏟아진 손끝 아래 짓눌려 하나둘 죽어갔다·

“크윽!”

“이게 저들의 진짜 힘인가···?!”

라르크는 검이 부러졌고 페르난데스는 영창 중이던 모든 마법이 강제로 소멸당했다·

두 형은 그 상태로도 저항을 이어가려 했으나-

콰아아앙!

수십 수백 개의 손가락이 쏟아졌고 결국 ‘최후의 방주’ 째로 갈기갈기 찢어져 추락했다·

“라르크 페르난데스! 안 돼···!”

그 옆에서 회피기동을 하던 라 만차가 다른 외신의 손에 잡히더니 그대로 바닥으로 내던져졌다·

쿠과과광!

영계의 투명한 바다 저편으로 내동댕이쳐진 라 만차는 그대로 침몰했다·

“아바마마! 글로리 나이츠!”

염려할 여유가 없었다· 내 머리 위로도 엄청난 숫자의 손가락들이 쏟아지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를 악물고 깃발을 치켜들어 요새를 일으켰다·

하지만 내 마력 요새 따위는 외신들의 손끝에서 모래처럼 허물어질 뿐이었다·

《애쉬!》

그때 날아든 네 마리 적룡이 내 머리 위에서 진을 갖춰 서더니 동시에 하늘을 향해 브레스를 뿜어냈다·

콰아아아아!

더스크 브링어 던 브링어 데이 브링어 다시 더스크 브링어- 이렇게 네 용이 동시에 뿜어낸 브레스는 하나로 합쳐지며 하늘을 불태웠다·

하지만 잠시 주춤했던 손가락들은 이윽고 그 불길마저도 뚫고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쿵! 쿠궁! 쿠구궁-!

에버블랙이 필사적으로 줄기와 뿌리를 뻗어 그 공격들을 저지하려 했지만 손들은 거침없이 무자비하게 그런 나무를 잡아 뜯어냈다·

《플레이어-!》

멀리서 다른 힘겨워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쪽을 보자 전투 개시부터 지금까지 어둠의 장막을 펼쳐 외신들의 ‘깜빡임’을 홀로 막아내던 마왕이었다·

언제나 여유롭고 강해 보이던 그였지만 지금은 온몸이 너덜너덜했다· 이 순간에도 마왕의 그림자 같은 육체는 외신들이 눈을 깜빡일 때마다 산산이 터져나갔다가 재조립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나도 영계를 완전히 닫는 건 불가능하다!》

전에 없이 다급한 목소리로 마왕이 소리쳐 물었다·

《그 ‘비장의 한 발’은 대체 언제 준비되는 거냐···?!》

언제 영체까지 다쳤는지 내 이마에서 난 핏물이 턱 끝까지 흘러내렸다·

그것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나는 히죽 웃었다·

“조금만 더 버텨· 반드시 해줄 테니까·”

나는 믿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진엔딩을 바라는 그 남자가··· 빌어먹을 선대 플레이어님께서·”

나보다 먼저 영원히 싸워온 나의 공범을·

“반드시 저 외신들에게 화려하게 한 방 먹여줄 테니까···!”

***

인세·

크로스로드· 성문 앞·

《····》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는 가만히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대는 초토화되었다·

흑룡의 비늘과 뼈로 만든 성벽은 모조리 으깨졌고 그 위에 놓인 수성병기는 모두 파괴되었다·

한때 황금빛 오오라에 휘감긴 채 악몽의 주인에 맞서 그녀의 진격을 막던 인간들은·

지금 어느 누구도 두 다리로 서 있지 못했다·

모두가 피를 흘리며 부상 부위를 붙잡은 채 힘겹게 숨을 몰아쉴 뿐·

여전히 의지가 서린 두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지만 그뿐·

전투는 끝났다·

《····》

치직 지지직····

영계와 인세의 연결이 약해지자 외신들이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다루는 꼭두각시 실도 자꾸만 깜빡였다·

그리고 이렇게 연결이 약해질 때마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내면에서 자꾸만 무언가가 움직였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는 왜 저들이 아직 숨이 붙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자신이 결정적인 순간 검의 끝에서 힘을 빼는지·

어떻게든 이 사람들을 이 도시를 죽이고 싶어 하지 않는지·

그녀는 악몽의 주인· 저 검은 호수 아래에서부터 기어 나온 괴수의 총집일 뿐인데·

사람을 죽이고 세상을 멸망시키는 도구일 뿐인데·

외신들의 연결이 약해지자 자꾸만 내면의 무언가가 그녀를 방해했다·

《····》

흐릿한 기억들이··· 뇌리를 스친다·

호수왕국 입구에서 처음 이들을 만났던 날·

이들에게 처음 물건을 팔았던 날·

어깨를 맞대고 괴수들을 베었던 날·

늑대를 뱀을 용을 함께 물리쳤던 날·

술잔을 나누며 미래의 꿈을 이야기했던 날·

아 그리고····

손을 잡고 춤을 추었던 어느 파티의 밤까지·

《····》

불탄 면사포 아래에서 여인의 입이 더듬거리며 움직였다·

《나 는····》

무수한 회차 중 처음으로·

괴수의 여왕은 입을 열어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대들에게··· 무엇이었나?》

잠깐의 침묵 뒤·

쓰러져 있던 이들이 하나씩 입을 열었다·

드워프가 말했다·

“친구·”

엘프가 말했다·

“등불·”

피투성이 팔에 부러진 방패를 묶은 어린 기사가 말했다·

“언니·”

여전히 빛의 검을 움켜쥔 금발의 기사가 말했다·

“동료·”

면사포 아래에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두 눈이 크게 뜨였다·

그때였다·

파치치치칙!

영계에서 외신들이 강제로 통로를 확장시켰고 그 여파로 인세로 향하는 외신들의 시선 또한 강력해졌다·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와 연결된 흑색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선명해졌다· 외신들은 그녀를 조종하는 권리를 만에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전에 없이 강렬한 의지를 주입했다·

이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의 몸에 칭칭 휘감긴 그 시선은 거의 검은색 거미줄처럼 보일 정도였다·

악몽의 주인을 어지럽히던 미혹이 강제로 삭제되었다· 그녀는 다시금 완전한 외신들의 꼭두각시로 거듭났다·

그녀의 손끝에서 떨림이 사라졌다· 악몽의 주인은 천천히 어둠의 검을 들어 쓰러졌음에도 여전히 그녀를 막으려는 사람들을 겨누었다·

저벅· 저벅· 저벅····

그때였다·

누구도 서 있지 못한 이 장소에 누군가의 발소리가 울렸다·

도시 안쪽에서 무너진 성문을 지나 악몽의 주인이 겨눈 칼끝 그 바로 앞까지·

천천히 걸어서 나오는 이를 향해 모두가 시선을 돌렸다·

나타난 사람은 바로 에이더였다·

낡은 예복을 차려입은 영주 보좌관이 느릿하게 안경을 벗었다·

두꺼운 안경이 사라지자 그의 낡디낡은 회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침잠하는 그 오랜 시선으로 ‘잠들지 못하는 호수왕녀’를 가만히 응시하며 에이더는 입을 열었다·

“그리고····”

흐릿하게 쑥스럽게 웃으면서·

그녀가 자신에게 무엇이었는지·

숨기지 않고 고백하기 위해서·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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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I Became the Tyrant of a Defense Game

Score 9.2
Status: Completed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Tower Defense & Dungeon Attack RPG] I saw the ending to the game no one was able to clear. But, when I came to my senses, I was inside of the game. In fact, I was in the tutorial stage, a place where strategy was impossible. “I’ll clear this bullsh*t game no matte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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