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92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192화 : 6장 정의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2)

백결 누더기 장포에 자신의 키만큼이나 커다란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의 등장에 진무원의 눈빛이 더할 수 없이 차가워졌다·

이미 두 번이나 만난 적이 있는 노인이다·

한 번은 흑월의 지부에서 또 한 번은 황학루 정상에서·

왠지 모르게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자신을 바라보는 그 눈빛이· 하지만 그의 기억 어디에서도 그와 같은 눈빛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착각이라 생각했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제 확실히 기억이 났다·

그는 아홉 명 중의 한 명이었다·

십 년 전 그날 자신을 바라보던 아홉 쌍의 눈동자 속에 그의 눈동자도 있었다·

진무원의 입술이 뒤틀렸다·

“풍운번주··· 능군휘·”

“드디어 노부를 알아봤구나·”

아홉 하늘 중의 하나이자 천하에서 가장 강력한 번공(幡功)의 소유자 그래서 붙여진 별호조차 풍운번주였다·

노인의 이름은 능군휘· 풍운번의 주인이자 운중천과 천하의 정점에 오롯이 서 있는 아홉 하늘 중 한 명이다·

십 년 전 그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다·

풍운번을 휘날리며 천신같이 당당한 모습으로 진관호를 굽어보았다· 그래서 쉽게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추레한 모습과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었기에·

진무원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원래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데 익숙한 진무원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적의를 숨기지 않고 능군휘를 바라봤다· 그런 진무원의 눈빛에 능군휘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무원을 이해했다· 진무원은 그럴 자격이 있었다· 자신과 아홉 하늘은 진무원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너에겐 미안하구나· 당장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밖에 없구나·”

“겨우 그 말을 하려고 그렇게 제 주위를 맴돈 겁니까?”

자연 진무원의 입에서 나온 말에도 날이 서 있었다· 그래도 능군휘는 화를 내지 않았다· 지금 진무원에게 어떤 사과를 해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그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진무원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도 그에겐 고욕이었다· 하지만 당장 보기 힘들다고 외면한다면 나중에는 그에게 말을 할 기회조차 없을 것이다·

주위에서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진무원과 능군휘의 대화를 들을 수가 없었다· 능군휘가 어느새 기막을 펼쳐 내부와 외부를 완벽하게 격리했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그렇듯 누구도 능군휘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들은 풍운번주 능군휘가 이렇게 추레한 모습으로 자신들 사이를 돌아다니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는 너에게 경고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경고? 운중천에 대항하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겁니까?”

“아니 조심하라는 말이다·”

능군휘의 목소리가 나지막해졌다· 그가 단상 위에 앉아 있는 적엽 진인 등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세상은 네가 아는 것만큼 그리 단순하지 않다· 네가 복수를 하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너는 그럴 자격과 능력이 있으니까· 하지만 행동을 하기에 앞서 반드시 두 번 세 번 숙고하거라·”

“설마 당신도 관 총관을 조심하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 아니겠죠?”

“벌써 누가 충고를 해준 것이냐?”

능군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에 진무원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용무성에 이어 이번에는 능군휘다·

그들이 하나같이 관대승을 조심하라고 한다· 한 명이라면 몰라도 두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하면 무언가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관대승 주목해야 할 자군·’

진무원은 분노에 사로잡혀 이성을 잃는 법이 없었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인내심과 차가운 분노 그리고 냉철한 이성이다·

능군휘를 바라보는 그의 눈엔 분노가 가득했지만 그의 이성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 그는 능군휘의 말을 결코 허투루 듣지 않았다·

“왜 제게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네가 아까워서 그런다·”

“아깝다?”

“그래· 네 젊음이 네 무공이 네 투지가 아까워서 그런다· 순탄한 운명이었다면 너는 분명히 강호의 거목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 강호의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가 않구나· 나는 어떻게든 네가 살아남길 바란다· 그 후에 나를 처벌한다고 해도 순순히 받아들일 것이다·”

“그게 진심이라면 왜 더 말해주지 않습니까? 에둘러 말할 것이 아니라 강호의 암류에 대해 왜 확실히 말해주지 않는 겁니까?”

“나는··· 세인들이 흔히 말하는 아홉 하늘이라는 존재들은 서로에게 족쇄를 채웠다·”

“족쇄?”

“그래 서로에 대한 족쇄· 그 족쇄는 너무나 강하고 단단해서 보통의 방법으로는 풀 수 없다· 아주 강력한 열쇠가 있어야만 하지· 그리고 나에겐 그 열쇠가 없다·”

진무원의 물음에 능군휘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진무원은 그의 미소가 꽤나 쓸쓸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 정도 말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상당히 무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이상은 네가 알아내거라·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너라면 아마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미안하구나 북벽의 후예여·”

콰앙!

진무원이 뭐라 말하려는 찰나 비무대 위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심원의와 조월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그 때문에 진무원의 신경이 잠시 분산됐다·

진무원이 다시 능군휘가 있는 곳을 바라봤을 때는 이미 그의 모습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서로에게 족쇄를 채워놓았다? 서로를 믿지 않는단 뜻인가? 아니면 누군가 그들에게 족쇄를 채워놓은 것인가? 그렇다면 열쇠는?’

의문은 또 다른 의문을 낳고 상념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비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투는 이미 진무원의 관심 밖이었다·

심원의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사사천의 주인이자 아비인 심무외가 지켜보고 있다· 심무외는 냉혹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혈육일지라도 능력이 되지 않으면 사사천의 주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사사천의 소천주라는 자리가 그저 축복받은 영광된 자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심원의에겐 매일같이 아비에게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검증해야 하는 고통의 나날이었다·

매일같이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아비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아비의 눈높이를 충족시켜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세인들은 그를 칠소천이라 부르며 추앙했지만 아비의 기대치에는 한참을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그의 아비 심무외는 사사천의 천주 자리를 순순히 물려줄 생각이 없었다·

그의 권력욕은 끝이 없었다· 그는 보다 높은 자리를 끝없이 갈구했고 자신의 자리를 그 누구에게도 물려줄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는 친 자식인 심원의에게도 말이다·

그는 심무외가 늙어 죽을 때까지 기다릴 자신이 없었다· 늙어서 사사천의 천주 자리에 오르면 무얼 할 것인가? 젊음의 패기가 꺾이고 난 다음에 얻을 지존의 자리는 그에게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담수천과 손을 잡았다·

자신의 재능이 담수천에 못 미치는 것도 알고 있고 이인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가 담수천과 손을 잡은 것은 그럼으로써 하루라도 빨리 사사천의 지존이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비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짜증이 왈칵 치밀었다· 그런데 멋도 모르고 조월이 도발해 오고 있었다·

쉬가악!

그의 발이 허공에서 기이한 각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발뒤꿈치에 실린 경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하지만 심원의는 피하지 않았다·

그의 주먹이 조월의 발뒤꿈치를 향해 날아갔다· 붉은 기운이 어린 그의 주먹에는 막대한 경력이 담겨 있었다·

쾅!

주먹과 발이 부딪쳤는데 폭음이 터져 나왔다·

조월이 뒤로 튕겨나가고 심원의의 몸이 한차례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심원의가 비무대 구석으로 떨어지는 조월을 향해 달려들었다·

심원의의 손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성명절기인 홍옥마수(紅玉魔手)가 펼쳐진 것이다·

홍옥마수는 사사천 비전의 절기 중 하나로 천하의 수많은 수공(手功) 중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파괴력을 갖고 있었다·

콰아아!

붉게 빛나는 마수가 금방이라도 조월의 전신을 갈기갈기 찢을 듯 광포한 기류를 발산했다· 그 순간 모두가 조월의 죽음을 예상했다· 심원의도 그렇게 생각했다·

조월이 비록 예상치 못하게 뛰어난 무위를 보이며 이 자리까지 올라왔지만 자신의 상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었다·

현공휘가 그에게 죽은 것은 약해서였다· 그가 진정한 강자였다면 조월에게 그렇게 허무하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혈조산화(血爪散花)·

붉게 물든 손가락이 지나간 자리엔 모든 것이 산화하고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심원의는 조월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심원의의 혈조가 닿기 직전이었다· 갑자기 조월의 몸이 팽이처럼 고속으로 회전하며 몸을 둘러싸고 있던 검은 피풍의가 쫘악 펼쳐졌다·

타타탕!

손과 옷자락이 부딪쳤는데 쇳소리가 터져 나오며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손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심원의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 하지만 고통보다 분노가 먼저였다·

“감히!”

그는 연이어 홍옥마수의 절초를 펼쳐냈다· 광포한 기파가 공기를 발기발기 찢고 손에 맺힌 강력한 기운이 조월을 위협했다· 하지만 조월의 반응은 심원의의 예상을 초월했다·

위잉!

공력이 집중된 피풍의는 철판보다 단단했고 회전하면서 가속도가 붙어 그 형체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밀려오는 바람이 귀에 들려오는 소성이 피부를 소름 끼치게 자극한다· 굳이 몸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그 위력이 얼마나 끔찍한지 느낄 수 있었다·

이성은 물러나야 한다고 속삭인다· 하지만 심원의는 그러지 않았다·

‘깨부순다·’

아비가 보고 있다·

천하의 군웅들이 그를 지켜보고 있다·

영웅이 되어 천하를 질타할 기회였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잡고서도 꼴사납게 물러설 생각 따윈 없었다·

오히려 놈을 단박에 제압해서 자신의 신위를 군웅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켜야 했다·

공력을 끌어 올리자 그의 양손의 붉은빛이 더욱 밝게 빛났다·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할 만큼 강렬하게 터져 나오던 붉은빛이 갑자기 응축됐다·

심원의의 모든 공력이 응축된 수강(手罡)이었다·

순간 조월의 몸에서도 변화가 일어났다· 검은 피풍의 위에 검은색의 기류가 휘돌기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런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적엽 진인과 심무외 같은 절대의 고수들은 그런 사실을 눈치챘다·

수강과 피풍의를 휘도는 검은색 기류가 격돌했다·

콰와앙!

맑은 하늘에 뇌성벽력이 울려 퍼졌다·

엄청난 충격파에 붉은색 기류와 검은색 기류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비무대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충격으로 휘청거렸다·

“크윽!”

비무대 위의 누군가 답답한 신음성과 함께 비칠비칠 물러나고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눈을 동그랗게 뜬 이는 바로 심원의였다·

그의 전신은 온통 피로 물들어 있었고 오른손은 탈골되었는지 어깨부터 덜렁거리고 있었다·

“우웩!”

그가 시커멓게 죽은 검붉은 피를 토해냈다· 내장이 진탕되고 머리가 울려 균형을 잡는 것도 사물을 명확히 구별하는 것도 힘들었다·

단 한 번의 격돌로 항거 불능의 상태에 빠진 것이다·

조월은 그런 심원의를 향해 다시 몸을 날렸다·

위이잉!

피풍의가 회전하면서 예의 톱니바퀴 돌아가는 소리가 소름 끼치게 울려 퍼졌다·

심원의가 겨우 고개를 들어 흐릿한 눈으로 조월을 바라봤다·

그제야 조월의 가공할 살의가 느껴졌다· 그 맹목적이면서도 순수한 살기를·

흑무객 조월은 짐승이었다·

짐승이 심원의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겨우 이 정도인가? 중원은 겨우 이 정도의 실력으로 밀야를 잡겠다고 나선 것인가? 우리를····”

“크윽! 네놈은 설마?”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