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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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 4장 원한은 잊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담아놓는 것이다 (2)

관산철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남수련을 바라봤다· 그에 남수련의 미간이 살포시 찌푸려졌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엔 그 어떤 동요도 없었다·

마치 고요한 바다처럼 한 점 흔들림도 없는 그녀의 눈빛에 오히려 당황한 이는 도발을 한 관산철이었다· 그녀의 눈빛을 바라보면 볼수록 이상하게 전신이 위축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안광제혼(眼光制魂)인가?’

내공이 융통무애(融通無捱)의 경지에 이르면 눈빛을 통해 외부로 자연스럽게 발산된다· 사람의 육신을 상하게 할 수는 없지만 자신보다 내공이나 심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막대한 정신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안광제혼을 펼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남수련의 공부가 실로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관산철은 정신에 큰 타격을 입고 말 것이다· 마치 쥐가 뱀 앞에 서면 오금을 펴지 못하는 것처럼 관산철 역시 남수련 앞에 서면 그렇게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무공 초식으로 제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면서 잔인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나 펼칠 수 없는 수법이기도 했다·

“크윽!”

심령의 압박에 관산철의 볼이 보기 싫게 푸들거렸다·

그 순간 두 사람 사이에 좌문호가 끼어들었다·

“하하! 두 분의 눈빛이 너무 살벌하구려· 오늘 인사는 이쯤 해두고 이따가 다시 보든가 합시다·”

“하아!”

좌문호가 남수련을 막아서자 그제야 관산철이 참았던 숨을 토해냈다· 남수련의 눈에 이채가 떠올랐다·

절묘한 시점에 이뤄진 좌문호의 개입이었다· 그 덕에 관산철은 무사할 수 있었고 그녀의 안광제혼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녀의 예상보다 좌문호의 경지가 높다는 것을 의미했다·

좌문호의 시선이 문득 남수련의 근처에 있는 당미려 등에게 향했다· 분명 어제까지 남수련은 혼자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곁에는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좌문호의 눈이 빛났다·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남수련에게 소개해 달라고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남수련이 등을 돌렸다· 결국 말할 순간을 놓친 좌문호는 입맛을 다시며 남수련의 뒷모습만 바라봐야 했다·

문득 좌문호의 시선이 남수련을 따라 걸음을 옮기는 진무원을 향했다· 진무원이 입고 있는 피풍의 사이로 보이는 검이 유독 도드라져 보였다·

“흐음!”

그 역시 검의 극의를 추구하는 검객이다· 단연히 검을 보는 눈이 누구보다 뛰어나다 할 수 있었다· 그는 진무원이 허리에 차고 있는 검이 실로 범상치 않은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아봤다·

순간적으로 그의 눈에 탐욕의 빛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때 옆에 있던 관산철이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썅!”

“조용히 해라·”

“하지만 형·”

“망신을 자초할 셈이냐? 보는 눈이 많다· 아직 시간은 많고 망신을 되갚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관산웅이 관산철의 어깨를 두들겼다· 형이라서 그런지 관산웅이 관산철보다 더 이성적이면서 침착했다· 하지만 그의 눈에도 숨길 수 없는 질시의 빛이 담겨 있었다·

칠소천은 강호의 젊은 무인이라면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무인 중에 압도적인 존재감과 위명을 갖고 있는 자가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심기가 불편한 일이었다·

그때였다·

“씨발! 근육만 컸지 좆밥도 아닌 것들이었구나·”

누군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들 앞을 지나갔다· 명류산이다·

흑백쌍웅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꼭 자신들한테 하는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히 그들을 지칭한 것이 아니었기에 무어라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사이 명류산은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창룡회라···· 누군지 모르지만 꽤나 위험한 발상을 했군·”

남수련에게서 창룡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당기문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다· 그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지만 하진월은 그렇지 않았다·

‘서문혜령·’

그에게 치욕을 안겨주었던 유일한 존재·

그녀는 하진월이 창룡회에 들어오길 바랐다· 하지만 하진월은 그녀의 제안을 고민하지도 않고 거절했다·

서문혜령이 원하는 이상과 세상은 그와 맞지 않았다·

하진월은 강호는 있는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순리대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 그것이야말로 강호의 본모습에 가장 가까웠다·

반면 서문혜령은 아홉 하늘처럼 강력한 통제를 통해 강호의 질서를 규합하고자 했다· 그래서 그녀는 담수천을 선택했고 그와 함께 창룡회를 출범시켰다·

창룡회가 앞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현 강호에서 가장 잠재력이 강력한 단체 중 하나임은 분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더 강해질 것이다· 담수천이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오면 그 영향력은 더 거대해질 것이 분명했다·

하진월의 시선이 진무원을 향했다·

진무원은 갑판 위에서 드넓은 강을 바라보고 있었다·

굳게 다문 입술 깊고 유현한 눈동자 그리고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

‘저놈뿐이다· 창천의 고성에 대항할 수 있는 젊은 무인은 오직 저놈밖에 없다·’

진무원은 그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젊은 무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가 믿는 최후의 한 수이기도 했다·

‘서문혜령 네가 창천의 고성에 모든 것을 걸었다면 나 역시 저놈에게 내 모든 것을 걸겠다·’

하진월이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질근 깨물었다·

차갑게 식었던 피가 다시 뜨겁게 들끓고 있다· 이 열기를 어서 빨리 배출하고 싶었다·

그때였다· 하진월의 시선을 느꼈는지 진무원이 그에게 다가왔다·

“괜찮으십니까?”

“뭐가 말이냐?”

“그냥 생각이 많아 보여서요·”

“큭! 원래 내 나이가 되면 생각이 많아지는 법이다·”

“그런가요?”

“그렇다· 그보다 네놈 절대 지지 말거라·”

“예?”

진무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하진월을 바라보았다· 하진월의 얼굴에는 결의의 담겨 있다·

하진월은 그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왠지 알 것 같기도 했다· 아니 본능적으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

“예·”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진월이 그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긴장을 풀지 마라· 네놈의 걸음마는 이제 겨우 시작이니까·”

“알고 있습니다·”

“그래 알고 있으면 됐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곁으로 남수련이 다가왔다·

그녀가 두 사람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번거로운 일에 휘말리게 해서·”

“원래 미인의 주위에는 파리들이 꼬이게 마련이지· 미안해할 것 없네· 죄가 있다면 자네가 너무 예쁘다는 것뿐이니·”

“예?”

하진월의 능청스러운 말에 남수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자 하진월이 파안대소를 터뜨렸다·

“하하! 농담이야· 웃으라고 한 이야기야·”

“아!”

“어딜 가나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놈들이 있게 마련이지· 괜히 저런 놈들 때문에 심력을 소모할 필요 없어· 강호에 널리고 널린 놈들이 저런 놈들이니까·”

“예·”

흑백쌍웅 형제에 대한 하진월의 비판은 그야말로 신랄했다· 남수련이 있는 무산파에는 이렇게 거친 언변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말투는 거칠지만 가식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더 호감이 가는 것인지도 몰랐다·

남수련의 시선이 이번에는 아무 말 없이 강을 바라보고 있는 진무원을 향했다· 진무원을 바라보는 남수련의 시선은 하진월을 볼 때와는 또 달랐다·

처음엔 그저 평범한 무인인 줄 알았다· 그래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알 수 없는 위화감이 그녀를 엄습하고 있었다·

‘이 사람 평범한 무인이 아니구나·’

그녀는 딱히 칠소천이라는 무명에 연연해하지 않았다· 자신이 원해서 얻은 호칭도 아니고 무엇보다 무산파의 장문제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런 자리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수많은 시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한 자만이 강호의 정상에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산파를 나와서 강호를 주유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 수많은 젊은 무인과 교류를 나눌 수 있었다·

대부분의 무인이 그녀의 미모에 혹해 접근해 왔고 진정으로 무공의 상승에 관심이 있는 자들은 극히 드물었다· 그래도 그들과의 교류는 그녀의 무력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다·

그녀가 상대한 무인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했다· 동경과 질시의 눈빛 그리고 기이한 열기가 그것이다·

좌문호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흑백쌍웅 형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녀는 그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승패를 섣불리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진무원은 달랐다·

‘이 사람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어·’

아무리 기감을 끌어올려도 상대의 내력 수준을 가늠할 수 없었다· 마치 칠흑의 장막을 두른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이 막막하기만 했다·

자신이 읽을 수 없는 상대가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거북함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기저 아래 가라앉아 있던 투쟁심이 서서히 고개를 쳐들었다· 그녀에게 이런 투쟁심을 불러일으킨 존재는 진무원이 처음이었다·

갑자기 진무원이 고개를 돌려 남수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투지가 그의 전방위 감각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한동안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하진월이 곁에서 그 모습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먼저 입을 연 이는 남수련이었다·

“언제고 진 소협에게 꼭 가르침을 청하고 싶군요·”

“저야말로·”

“그럼····”

무언(無言)의 무인(武人)간의 약속이었다·

그것으로 두 사람의 대화는 끝이 났고 잔뜩 기대를 하고 있던 하진월은 싱겁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누군가 불쑥 끼어들었다·

“나도 가르침을 주면 안 될까?”

갑자기 끼어든 불청객은 명류산이었다·

진무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엔 질투의 빛이 가득했다·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남수련과 거리낌 없이 대화를 한단 사실 자체가 못마땅한 것이다· 그는 어젯밤의 고통도 잊고 진무원을 노려봤다·

명류산의 객기에 하진월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더니·”

“거 하룻강아지라니?”

“그럼 천둥벌거숭이라고 할까?”

“에이! 진짜····”

명류산은 하진월의 타박에도 결코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불량스러운 표정으로 하진월을 노려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이 어이없었지만 딱히 밉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진월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진무원에게 말했다·

“저 물건은 네가 알아서 처리하거라·”

진무원은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순간 명류산의 등골을 타고 한줄기 소름이 올라왔다· 그리고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진무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가르쳐 드리죠·”

“떠그랄!”

갑자기 멍든 곳이 아려오면서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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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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