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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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외전 (3): 함께하는 미래 (完)

“하아····”

식탁에 앉아 긴 한숨을 내쉬는 에밀리·

요즘 들어 한숨을 내쉬는 일이 잦아졌다·

“무슨 일 있으세요 에밀리 님?”

마주 앉은 자리에서 차를 마시고 있던 미아가 물었다·

“그냥 공허해서 그래요· 이래서 같이 산 정이 무섭다니까? 그 꼬맹이 하나 없어졌다고 마음이 이렇게 울적해지네····”

떠난 사람의 빈자리를 보는 남은 사람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른다·

보호자 없이 혼자 여행을 떠나버린 나나를 향한 걱정에 에밀리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닐지 어디 이상한 사람을 따라간 건 아닐지· 이거 괜히 보낸 건 아닌지 모르겠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나나에겐 쓸데없는 걱정이다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미아는 뱉지 않고 삼켜냈다·

“저야 뭐 미스트도 해체된 마당에 언제 여길 떠나도 이상하지 않지만····”

숭배할 신이 사라지면 그 추종 집단도 존재의미가 없어지게 될 터·

대륙 제일의 암살집단 미스트는 1년 전 시안에 의해 완전히 해체되면서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

“남은 사람이라도 잘 지키셔야 하시지 않겠어요?”

“무슨 말이에요 그게?”

“브라이언 님 말이에요·”

미아는 대뜸 브라이언을 들먹였다·

“그렇게 여유 부리시다간 어느 날 갑자기 딴 여자랑 결혼한다고 나가실지도 몰라요·”

-쾅!

화들짝 놀란 에밀리는 바로 식탁을 박차고 일어섰다·

“따 딴 여자랑 결혼이라니? 그게 무슨 해괴망측한 말이에요!?”

예상보다 더 격한 반응에 미아는 살짝 당황했다·

“대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근거라고 할 것도 없어요· 지금 당장 마을로 가서 브라이언 님의 모습만 봐도 바로 알 수 있을걸요?”

그 말에 에밀리는 바로 집을 뛰쳐나가 마을로 향했다·

어찌나 빨랐는지 미아의 눈으로도 따라잡지 못할 정도였다·

“대체 마을에서 뭘 하고 다니는 거야?”

마을로 온 에밀리는 눈에 불을 켜라 브라이언을 찾아다녔다·

찾는 데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곧 저 앞에서 등에 나무를 지고 오는 브라이언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자신이 손수 베어온 나무를 어느 노부부가 사는 집에 나눠주고 있었다·

노부부는 브라이언의 선행에 고마워하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아이 정말! 저런 미련한 짓 좀 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아무 보상이나 대가 없이 마을의 잡일을 죄다 도맡아 하는 것·

브라이언엔 일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래도 딱히 다른 문제는 없는 것 같아 안심하려는 순간

“브라이언 님~!”

노부부 사이에서 웬 젊은 여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그녀는 브라이언에게 물과 수건을 건네는 것도 모자라 미소가 만연한 얼굴로 정답게 담소까지 나누고 있었다·

“뭐야 저 여자는?!”

정황상 노부부의 손녀처럼 보였지만 사실 손녀인지 딸인지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에밀리의 시련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브라이언 님!!”

마을에 그가 나타났다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 듯

곳곳에서 여자들이 나타나는가 싶더니 전부 브라이언 쪽으로 몰려들었다·

“브라이언 님! 저희 쪽 일도 도와주시면 안 돼요?”

“저희 일이 더 급해요! 대신 도와주시면 이번엔 새로 들어온 술을 대접해 드릴게요! 특별히 브라이언 님을 위해 챙겨놨어요!”

단순히 몰려들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여인들은 저마다 그를 유혹하기 위해 갖은 애교와 아양을 아낌없이 떨고 있었다·

“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에밀리로선 실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무슨 상황이긴요? 마을 최고의 인기남을 보고 있는 상황이죠·”

이에 어느샌가 따라붙은 미아가 설명해주었다·

“아니 대체 왜? 저 멀대 같은 남자의 어디가 좋다고?”

“왜요? 같은 여자인 제가 봐도 브라이언 님은 무척 매력적인 남자인····”

순간 에밀리는 분노어린 눈으로 미아를 매섭게 째려봤다·

미아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군살 없는 조각 같은 몸에 힘은 말할 것도 없겠다 거기에 친절하고 자상하기까지 한데 얼굴마저 준수하니···· 대체 어느 여자가 싫어하겠어요?”

충격에 휩싸인 에밀리는 멍하니 말을 잇지 못했다·

“아무튼 마을 어른들 사이에서도 다를 자기 집으로 데려가려고 난리래요· 조만간 혼담 얘기가 나올지도··· 어라?”

어느샌가 미아 옆을 떠난 에밀리는 브라이언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었다·

“괘 괜찮겠지?”

왠지 모를 불안한 마음에 미아는 얼굴을 긁적였다·

한편 여인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어찌할지 몰라 난감해하던 브라이언·

“에 에밀리 님?”

그는 곧 저 앞에서 다가오는 에밀리를 발견하고선 눈을 번뜩였다·

“여긴 언제 오셨습니까 에밀리 님?”

평소 마을엔 잘 내려오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그로선 다소 의아한 상황이었다·

“····”

성큼성큼 바로 앞까지 다가온 에밀리는 말없이 날 선 눈으로 브라이언을 노려만 보았다·

“브라이언 님 이분은 누구신가요?”

이에 곁에 있던 한 여인이 물었다·

“아 이분은 에밀리 님이라고 저와 같이 사는····”

“아내예요!”

“···?!”

순간 주위에 엄청난 정적이 흘렀다·

“에 에밀리 님? 방금 뭐라고···?”

“뭘 그리 얼빠진 얼굴을 아니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어요· 아내가 남편 찾으러 온 게 뭐 잘못된 일인가요?”

“나 남편이요?!”

브라이언은 무슨 말이냐며 기겁을 금치 못했다·

에밀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팔에 잽싸게 팔짱을 꼈다·

“가요 브라이언! 이 여우들 곁에 도저히 못 두겠으니까····”

“예? 지금 뭐라고?”

뒷말을 듣지 못한 브라이언이 급히 되물었지만 에밀리는 막무가내로 그를 끌고 갔다·

“···?”

남겨진 여인들은 떠나는 둘을 어리둥절한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 *

-똑똑

“루나브 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세요·”

출입 허가가 떨어지자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오는 슈르츠·

그의 손엔 편지로 보이는 봉투 하나가 있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루나브는 마법 실험에 온 정신을 쏟는 중이었다·

거대한 마법진 위엔 서로 다른 속성의 마나 구체들이 떠오르고 있었으며 그 수는 얼핏 봐도 열 개는 되는 것 같았다·

슈르츠는 그녀의 실험이 끝나기까지 문 앞에서 얌전히 기다렸다·

-후우웅

5분 정도 지나자 마법진의 빛이 사그라지면서 비상 중이던 구체들도 전부 사라졌다·

루나브는 낮은 숨을 내쉬며 쓰던 안경을 벗고선 미간을 꾹꾹 눌렀다·

“여 열 개의 마법 속성을 한 번에 다루신 겁니까?”

“계속 하나씩 늘려가는 중이에요· 신의 힘이 사라진 세상에서 우리 인간의 힘을 늘리는 길은 마법밖에 없으니까요·”

그녀는 책상 위에 있는 자신의 연구 일지에 방금 전 실험 결과를 꼼꼼히 기록했다·

“그보다 무슨 일이에요?”

“아 루나브 님께 편지가 하나 왔습니다· 스파니아 왕국에서 왔다고 합니다·”

“세트 선배겠네요·”

두말할 것도 없는 바보 왕자가 보낸 편지였다·

루나브는 지체할 것 없이 바로 편지를 뜯어 내용을 확인하였다·

“뭐라고 쓰여있습니까?”

“그냥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시안 선배를 찾으면 즉시 알려달라네요· 바로 대련 신청하러 간다고····”

시간이 지나도 참 변하지 않는 왕자였다·

“다들 그분을 찾고 싶어 난리로군요·”

“어쩌겠어요? 본인이 부끄러워서 나타나지 않으려 하니 필요한 사람이 직접 찾는 수밖에····”

루나브는 또 한 번 한숨을 내쉬는가 싶더니 대뜸 주섬주섬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어 어디 가십니까 루나브 님?”

“시안 선배 만나러요·”

당황한 슈르츠는 잠시 두 눈을 끔뻑였다·

“그분이 계신 곳을 찾은 겁니까?”

“네·”

루나브는 무덤덤하게 대답하며 바로 손에서 마나를 발현했다·

곧 그녀의 발밑으로 전이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아마 몇 년간은 안 돌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학회엔 저 대신 잘 설명해주세요 슈르츠·”

“잠깐만요 루나브 님! 그렇게 가버리시면 저 혼자 어떻게···!”

“잘 있어요· 건강하고·”

슈르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루나브는 매정하게 돌아섰으며 머지않아 빛과 함께 완전히 다른 곳으로 전이되었다·

“망했다·”

홀론 남은 슈르츠는 이 상황을 학회에 어찌 설명해야 할지 벌써부터 두려움이 차올랐다·

* * *

하늘 땅 산 숲 강 바다·

예전엔 이런 풍경을 봐도 아무런 감흥이 안 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연의 흥취를 온몸으로 받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게 진정 산다는 기분이겠지·

이럴 때마다 내게 이 두 번째 삶을 선사한 그 미지의 존재에 관한 생각이 종종 나곤 한다·

그는 누구였을까?

확실한 건 신은 아니었다·

(이들은 우리의 본성을 본떠서 만든 피조물이다· 우리가 우리의 창조주들을 몰아내고 이 자리를 차지했던 것처럼· 이들 역시 그 흐름을 똑같이 따라갈 수 있는 것이다·)

그날 아에르가 루멘델에게 했던 말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우리를 창조한 신의 창조주들이라····

결국 신들 또한 그들보다 위인 고차원 존재로부터 만들어진 피조물이었다는 건가?

그 정체 모를 존재는 내게 말했다·

당돌하면서도 참으로 영악한 내가

자신들을 닮았다고·

그러면서 나의 질서를 바탕으로 나의 세상을 펼쳐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세상을 지켜본다고 했지·

그렇게 만들어진 이 세상을 지금 어떤 마음으로 볼진 모르겠지만

뭐 이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다·

난 이제 내가 잘살면 그만이지 뭐·

-저벅저벅

그런 와중 뒤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렸다·

이미 저 멀리서부터 대충 누구인지 인지한 만큼 경계 없이 고개를 돌렸다·

“1년 동안 도망쳤다가 이제야 나타난 소감이 어때요?”

“난 딱히 도망쳤다고 생각한 적 없는데?”

“갑자기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지고 소식도 안 보내면 그게 도망이지 뭐에요?”

틀린 말은 아니다 싶어 딱히 반박하진 않았다·

“하기야 본인이 만든 세상을 고독한 마음으로 돌아볼 시간 정도는 필요했겠죠· 전 이해해요·”

“누가 들으면 내가 신이라도 되는 줄 알겠네· 난 세상 같은 거 만든 적 없어·”

“겸손한 거예요? 아님 둔한 거예요? 지금 선배가 보고 있는 저만 봐도 선배가 만든 거예요· 선배 아니었으면 없었을 저라니까요?”

반대로 그녀가 없었으면 존재하지 않았을 나였기도 했다·

루나브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실실 웃으며 자연스레 내 옆에 앉았다·

“내가 여기 있단 건 어떻게 안 거야?”

“선배의 냄새라면 개보다도 더 잘 맡는 저예요· 선배도 제가 먼저 올 줄 알고 여기서 기다리고 계셨던 거 아니에요?”

올 줄 알았던 건 둘째 치더라도 정말 냄새로 찾은 거냔 말을 묻고 싶었다·

해봐야 제대로 된 답이 돌아올 리도 없으니 그냥 안 하기로 했다·

“전생의 복수도 하셨고 원하던 세상도 만들어졌겠다 이젠 뭘 하고 싶으세요?”

“글쎄? 딱히 생각해 본 건 없어·”

나는 반대로 그녀를 향해 물었다·

“그럼 넌 뭘 하고 싶은데?”

“저요? 전 처음부터 항상 똑같았죠·”

루나브는 대뜸 품에서 일지처럼 보이는 책 한 권을 꺼내 무언가를 적었다·

그러곤 쓴 글씨를 내게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쫙 펼쳐진 책 한가운데엔 ‘시안과 함께’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다·

“1년 혼자 있을 시간 드렸으면 됐죠? 저 더는 허용 못 해요·”

“뭘 못 한다는 거야?”

살짝 얼떨떨한가 싶다가도 문득 그녀의 어깨에 짊어져 있는 짐이 보였다·

“이 짐 안 보이세요? 저 지금 학회에서 도망쳐 나온 거예요·”

“왜?”

“왜긴요? 당연히 여기 적힌 미래를 선배랑 이루기 위해서죠·”

루나브는 빙그레 웃으며 살며시 내 두 손을 맞잡았다·

“어딜 가서 뭘 하든 전 상관없어요· 선배랑 함께하는 삶이면 다 좋으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진정 나를 위한 삶이란 건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닌 나를 진심으로 생각해주는 사람들과 함께했을 때 비로소 이뤄질 수 있는 게 아닐까?

나는 두 번의 인생을 통해 그 삶을 시작할 준비를 마침내 끝냈다·

그런 내 앞에 펼쳐질 미래가 바로

진정 나를 위한 삶이라고 할 수 있겠지·

“후배님 원하시는 대로····”

<외전 완결>

^공^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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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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