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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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조력자들 (4)

“이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낡은 창문 사이로 식당을 엿보고 있는 아린 황녀·

안에선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루나브는 그렇다 쳐도 미아는 왜 같이 있는 거지? 저 하얀 머리의 여자는 누구야? 시안 옆에 바짝 붙어 있는 저 여자는 또 뭔데?!”

한 명만 있어도 이해가 안 될 마당에 무려 네 명의 여인이 시안에게 몰려 있는 상황·

아린은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굴렀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보던 레시무스가 마지못해 물었다·

“그냥 들어가시는 게 어떨까요?”

“들어가자고? 그 그냥 들어가면 이상하게 볼 거 아니야? 무슨 이유를 대야 하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딱 7년 전 아카데미에 있을 때를 보는 것 같았다·

“이유가 뭐 중요하겠어요? 그냥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고 하면 되지 않겠어요?”

“그런 무책임한 이유를 댈 순 없어! 난 지금 해야 할 집무까지 다 미뤄두고 여기 온 거잖아! 시안이 분명 한심하게 볼 거라고!”

알긴 아는 모양·

마음 같아선 그녀를 강제로 끌어다 식당 안으로 넣고 싶었지만 차마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레시무스 푹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지? 어떡할까? 들어가서 무슨 상황인지 물어봐야 하나?”

그렇게 의미 없는 고민의 시간이 계속 이어지는가 싶은 순간

“아린 언니?”

추억을 자극하는 귀에 익은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아린의 귀에 전해졌다·

“···!”

아린은 소리가 들린 곳으로 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들이 있는 곳에서 딱 스무 걸음 떨어진 지점·

익숙한 얼굴의 세 남녀가 놀란 시선으로 아린과 레시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린은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졌다·

“화 황녀님?”

브라이언과 에밀리 또한 예상치 못한 마주침에 눈을 번뜩였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또렷이 밝히고 있는 또 한 명의 여인이 있었다·

나이는 아린과 비슷하거나 조금 어린 정도·

허나 익숙한 분홍색 머리카락과 변하지 않은 순수한 눈빛이 아린으로 하여금 누군가를 떠올리게 했다·

시안과 연결고리를 만들어준 고마운 존재이자 시안 이상으로 그녀를 아껴주었던

“나나?”

나나였다·

* * *

“밖에 팻말 못 봤냐?”

“봤어요· 아주 잘····”

루나브는 무심한 눈초리를 바짝 세우며 말했다·

“저와 단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배가 특별히 마련한 자리인 줄 알고 왔는데···· 설마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얘는 또 무슨 되도 않는 말을 하는 거지?

루나브는 급기야 내가 앉은 테이블을 쭉 둘러보았다·

당장 그녀의 눈에 보인 여자는 총 세 명·

하스티아와 미아 그리고 내 옆에 떡 하니 앉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케이람이었다·

훑어보는 눈동자가 어찌나 매서운지 이를 보고 있는 제레온과 그의 기사 그리고 루나브와 함께 온 슈르츠까지

전부 식은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뭐라고 설명 좀 해보시죠 선배?”

“뭘 설명하라는 거야?”

“뭐가 됐든 설명을 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가공할 마력이 담긴 마나 구체를 내게 보란 듯이 내보였다·

“제가 이 식당을 지금 바로 날려버릴지도 모르거든요·”

평소엔 보지 못했던 살기 가득한 시선·

이에 나는 생각했다·

그녀는 지금 진심이라고·

왜? 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 건데?

“살인귀에 버금가는 살기에요· 죽일까요?”

미아는 그런 루나브를 당장이라도 죽이려는 듯 나이프를 꽉 쥐었다·

나는 제발 좀 가만히 있으라는 말과 함께 나이프를 바로 빼앗았다·

[그러게 적당히 했어야지? 뒷일 생각 안 하고 보는 얘들마다 마음 뺏고 다니니 지금 같은 상황이 벌어진 거 아니겠어?]

케이람은 그런 시안의 상황이 못내 재밌었는지 연신 비웃었다·

정신병 걸릴 것 같네 진짜·

안 그래도 머릿속이 복잡했건만 이제는 두통까지 아려왔다·

-탁탁탁!

그 순간 들려오는 누군가의 발소리·

드디어 이 식당에 와야 할 이들이 온 모양이다·

“파파!”

반가운 인사를 나눌 새도 없이 자연스레 얼굴에 홍조를 띠게 하는 앙증맞은 목소리가 귀에 울려 퍼졌다·

그러곤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나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분홍 머리의 귀여운 숙녀님·

다름 아닌 나나였다·

“보고 싶었어! 파파!”

“미안· 바빠서 직접 데리러 가지 못했네·”

“괜찮아· 파파를 다시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쁜걸!”

나나는 늘 그렇듯 진심 어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를 보고 있으니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동시에 복잡했던 머리가 조금씩 가라앉는 기분을 느꼈다·

“뭐야? 도련님 얼굴이 그새 또 반쪽이 되셨네? 대체 저 없는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다니신 거예요?”

내 하나밖에 없는 당돌한 시녀님 또한 내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물었다·

“뭐 여러 가지·”

“무슨 대답이 그래요? 난데없이 도련님이 사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놀랐는진 알아요? 여기 오는 동안에도 무슨 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왔다니까요!”

당찬 기세는 여전하네·

둘 다 딱히 변한 건 없는 것 같아 내심 마음은 놓였다·

다만

“파파라고?”

나나를 향해있던 세 여인의 시선이 다시금 내게 향했다·

‘시안님· 결혼하셨던 거예요?’

“뭔가 설명할 게 더 많아진 것 같죠 선배?”

“저 대상도 죽이지 말아야 하나요?”

아주 총체적 난국이다·

될 대로 되란 마음에 나는 그냥 설명을 포기했다·

“아 맞다! 바로 앞에서 아린 언니도 만났어!”

나나가 또렷한 손짓으로 문쪽을 가리키니 그곳엔 엉거주춤한 자세로 들어갈지 말지 고민하는 아린 황녀와 레시무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뭐 저들이 식당 밖에서 우리를 엿보고 있었다는 건 아까부터 눈치채고 있었다·

지금 집무 때문에 엄청 바쁠 상황 아닌가?

대체 저 여자는 또 무슨 생각으로 여길 온 거지?

“다 다 같이 이런 곳에 모여서 뭘 하고 있던 거야?”

누가 보면 취조라도 하는 줄 알겠군·

“보면 모르십니까? 지극히 평범한 식사 자리입니다·”

“시 식사?”

“예· 나나와 에밀리를 황성으로 부른 김에 밥이라도 먹일까 싶어 이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뭐 잘못됐습니까?”

내 말은 거짓이 아닌 완벽한 사실이다·

고급 식당 같은 사람이 많은 곳은 안 될지라도 우리끼리 조용한 곳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자 기껏 전세까지 냈건만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길래 지금의 상황이 벌어진 걸까?

도무지 머리를 굴려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사람이 많아짐에 따라 빈 식탁을 채우기 위해 식당 주인은 연신 음식을 내왔다·

어느덧 식탁 한가득 정갈한 음식들이 차려지니 나나는 환호성을 지르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우와! 뭐 하고 있어요? 다들 앉지 않고? 우리 일단 먹고 봐요!”

그러곤 자리를 잡고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그 순수한 모습을 나를 비롯한 모두가 잠시 넋을 잃고 쳐다보다가도

“이 일단 앉아요 여러분!”

에밀리와 브라이언의 안내를 받으며 하나둘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어쩌야하나 망설이던 아린 황녀도 곧 레시무스에게 떠밀려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나로선 의도하지 않은 그동안 나를 거쳐 갔던 사람들이 전부 한자리에 모인

묘한 분위기의 식사 자리가 만들어졌다·

기분이 어떠냐고?

글쎄? 나로선 처음 접한 상황이니만큼 딱히 정확하게 딱 잘라 말할 순 없겠지만

그나마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사람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활발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지극히 평범한 이 인간들의 모습이

내게는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쭉 이어져도 괜찮다 싶을 만큼·

* * *

[어색했니?]

“아주 많이·”

[조금은 솔직해지는 게 어때? 너 사실 되게 좋았잖아?]

나는 대답 없이 침묵만 이어 나갔다·

달이 떠오른 야심한 밤·

황성 외곽 아무도 없는 평원 한가운데·

검은 하늘에 환히 떠오른 달이 외롭게 홀로 서 있는 날을 밝혀주고 있었다·

내가 전 현생을 통틀어 시체보다 더 많이 봐온 게 있다면 바로 저 달이다·

그리 대단한 이유가 있어서 보는 건 아니었다·

곁엔 아무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만 존재하는 외진 공간에서 지금처럼 하늘에 떠오른 달을 넋놓고 보고 있으면

마음속에 응어리졌던 고독함이 조금은 풀어지는 느낌이었으니·

한데 지금에 와선 또 이런 생각이 든다·

나란 놈은 고독해야 한다고·

그날 빛의 신 루멘델은 내게 당주의 죽음이라는 작은 절망을 선사했다·

물론 그에게서나 작은 절망이지 내게 있어선 다신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절망이었다·

즉 놈은 내게서 언제든 이 작은 절망을 어쩌면 훨씬 더 극단적인 절망을 내게 계속 선사할 수 있다는 뜻이 되겠지·

당주만이 아닌

또 다른 누군가를 나에게서 뺏어가면서·

그것을 원치 않는 나로선

차라리 이렇게 고독하게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내가 좋다는 이유로 내 옆에 붙어 있어 봐야 몸만 위험해질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는다·

뭐 솔직히 이제 와선 이미 늦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케이람의 전 주인과 다를 것 없는 끝을 맞이할지도 모르니·

“야 케이람·”

[왜?]

“날 잡아먹겠다는 생각 아직도 남아있냐?”

케이람은 어째서인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잠시 침묵을 유지하긴 했으나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이 누나는 말이야· 이 거지같은 세상에 처음 나타난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철학이 하나 있어·]

그녀의 입에서 난데없이 철학이 튀어나오니 참으로 어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가질 수 없으면 남도 못 준다· 딴 건 몰라도 이거 하나만큼은 철저하게 지켜왔지·]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루멘델이고 나발이고 내 소유주에게 절망을 안기겠답시고 지랄하는 꼴 난 못 봐· 그렇게 무너지는 꼴을 볼 바에야····]

케이람은 뒷말을 더 잇지 않았다·

나 역시 더 캐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하나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내게 아무리 절망적인 미래가 펼쳐진다 해도

결국 내 마지막 순간엔 그녀가 함께해 줄 것이란 걸·

나로선 그거면 충분했다·

[그만 꼴깞 떨고 슬슬 뒤나 돌아보지?]

“뭐?”

[아까부터 쭉 기다리고 있더만·]

무슨 말이냐고 되물어보려는 순간

뒤늦게 기척을 감지하고선 바로 몸을 돌렸다·

“···!”

순간적으로 사고가 정지되는 동시에 팔과 다리에서 떨림이 일었다·

뭐지? 몸이 너무 피로한 나머지 헛것이 보이는 걸까?

아니 그럴 리 없다·

이 어두운 평원에서도 달보다 환한 빛을 발하고 있는 저 자태가 헛것일 리 없다·

다른 건 몰라도 내가 그녀를 못 알아볼 리 없지 않은가?

-저벅

움직이지 않는 나를 대신해 마주 선 그녀가 먼저 발을 움직였다·

한 걸음씩 천천히 나와 가까워지는 그녀를 볼 때마다 심장이 더욱 크게 요동쳤다·

그리고 마침내 내 몸을 어루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가까워진 순간

그녀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잘 지냈니 시안?”

나는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는 것을 답을 대신했다·

“어느새 누나 키를 훌쩍 넘어 버렸네? 이젠 정말 남자가 돼버렸어·”

그러곤 살며시 손을 들어 거친 내 피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기특한걸? 이 누나가 보살펴주지 않아도 이리 늠름하게 자라주어서 말이야·”

7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외모 목소리 느낌·

지치고 고달픈 내 마음을 항상 달래주고 어루만져 주었던 그녀가 내 앞에 또렷하게 자리하고 있다·

“많이 힘들었지?”

그 말이 나옴과 동시에 나는 그녀의 몸을 와락 끌어안았다·

엘리스 베르트·

내 이번 생을 살면서 간절히 지키고자 했던 또 한 명의 내 사람·

그녀는 아무런 말이나 반응없이 내 몸을 토닥여 주었다·

마치 지금까지의 내 고생을 다 알고 이해해 준다는 듯·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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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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