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Chapter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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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황성으로 (3)

고요한 햇빛과 구름이 흐르는 푸른 하늘·

녹음이 우거진 숲과 맑게 흐르는 계곡·

지극히 평범한 자연의 모습이지만 누군가에겐 매우 흥미로운 광경이 될 수도 있다·

“파파 저거 봐봐! 완전 신기해!”

창문에서 좀처럼 시선을 못 떼고 있는 나나·

하긴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겠지·

틈틈이 산책을 시켜주긴 했어도 이렇게 먼 곳까지 직접 나온 건 처음이니까·

“나나 내가 말한 거 잘 기억하고 있지?”

“응 물론이지! 난 지금 파파의 시녀인 거잖아! 시녀는 주인님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책에서 다 배웠어!”

대체 뭔 책을 읽었길래 그런 걸 배운 거지?

뭐 솔직히 몸이 성장한 것에 비해 머리는 뒤처지지 않을지 조금 걱정이 들긴 했지만 딱히 크게 문제 될 건 없어 보인다·

지금 당장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철부지 어린 애가 아닌 조숙한 숙녀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니·

원래 날 닮아 똑똑한 것도 있지만 좀 더 성숙해진 느낌이었다·

애 키우는 재미가 이런 건가?

-두두두

불현듯 마차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브라이언이 있는 마부석 쪽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무슨 일이야?”

“앞에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함과 동시에 전방에서 낯선 기운이 느껴졌다·

대충 7~8명 정도·

양쪽으로 나뉜 숲속 길목에 딱 절반씩 배치되어 있다·

도적 떼로군·

외딴 숲을 지나는 마차와 그걸 노리려 하는 약탈자들·

어딜 가던 마주칠 수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이벤트다·

본래 귀족의 마차라면 마차를 중심으로 수호 기사들이 여럿 붙기 마련이지만 지금 나한테 붙어 있는 이라곤 마차를 모는 브라이언 한 명뿐이었다·

이런 무방비한 꿀단지를 안 노리는 것 자체가 사실은 멍청한 일이겠지·

-끼익

이윽고 마차를 멈춘 브라이언이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금방 처리하겠습니다· 도련님·”

그러곤 자연스럽게 검을 뽑아 앞으로 나갔다·

나 또한 다시 마차 안으로 몸을 기대며 일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무슨 일이야 파파?”

“벌레가 좀 꼬였나 봐· 브라이언이 알아서 처리해 줄 거야·”

-서걱

창문 너머로 무자비한 절단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들으면 과일이라도 베고 있는 줄 알겠네·

외마디 비명은커녕 숨넘어가는 소라도 안 들렸다·

“끝났습니다· 도련님!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1분도 채 안 걸린 시간·

브라이언은 다시 마부석에 앉아 마차를 출발시켰다·

창문 너머로 슬쩍 고개를 내밀어보니 깔끔하게 절단된 도적들의 시체가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었다·

2년 사이 급성장한 건 나나 뿐만이 아니었다·

브라이언 역시 이제는 어엿한 한 명의 수호 기사로 성장하였다·

하긴 그렇게 빡세게 굴렸는데 안 느는 게 이상하지·

기초적인 체력관리를 시작으로 검술부터 체술 더 나아가 마법의 운용력까지·

그 어떤 스승에게 배워도 이뤄낼 수 없는 성장치를 불과 2년 만에 이루어냈다·

그때 먹은 드래곤의 피가 컸지·

그게 녀석의 신체 능력을 정말 다방면으로 올려줬으니까·

참고로 브라이언의 마법 속성은 바람이었다·

빠르면서도 날렵한 이동 마법에 능한 속성인 만큼 적들을 눈 깜짝할 사이에 처리하는 암살에도 적합했다·

이제는 혼자 뒤통수 맞고 끌려갈 일은 없을 것이다·

얼마쯤 달렸을까?

숲이 끊기는 지점에서 익숙한 안개의 기운이 느껴졌다·

브라이언도 그걸 감지한 듯 마차의 속도를 서서히 줄여나갔다·

이번엔 내가 직접 내렸다·

검은 장발의 안대를 쓴 남성·

미스트의 대원이었다·

-꾸벅

나를 보며 짧게 고개를 숙인 그는 작은 봉투 하나를 내밀었다·

“당주님의 전언입니다·”

나는 곧장 봉투를 열어 밀서를 확인해 보았다·

“좋아· 확인했어·”

꼼꼼히 확인한 후 밀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불태워버렸다·

대원은 또 한 번 고개를 숙인 뒤 곧바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나 또한 다시금 마차에 올라 황성으로의 여정을 재개했다·

창문 너머의 전경을 바라보던 도중 대뜸 내 입가에 묘한 미소가 지어졌다·

“파파 왜 웃어?”

이에 나나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음? 아 그냥 조금 기대되는 게 있어서····”

나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의 대게 한 번도 접한 적 없는 낯선 무언가를 상상할 때 기대감이 피어오른다고 하지·

내가 지금 딱 그 기분이다·

미스트의 대원들 중 연회에 참석하는 게 나뿐만이 아니거든·

한껏 꾸미신 당주님의 모습이라·

이거 엄청나게 기대되는걸?

* * *

먹구름이 드리워진 하늘 아래 한적한 공간·

방에서 홀로 독서 중인 여인에게 한 시녀가 다가왔다·

“시리카님· 조금 전 시안 군의 마차가 황성에 입성했다고 합니다·”

“동행인은?”

“수호 기사 한 명과 어린 시녀 한 명이랍니다·”

시녀라는 말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시녀? 시안에겐 시녀가 없을 텐데?”

“듣기론 열 살 정도 되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고 합니다·”

“분홍색 머리카락? 설마 나나까지 데려온 거야?”

“일단은 그런 걸로 보입니다·”

“뭐 하긴 아카데미에 홀로 두고 오는 것보단 낫겠지·”

다만 시녀라는 말이 조금 의문이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나나는 분명 여섯 살 남짓의 꼬마였기에 열 살 정도의 소녀라고 하니 조금 부합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이건 이번 연회에 참석하는 자들의 리스트입니다·”

시녀는 다수의 신상정보가 적힌 리스트를 그녀에게 건넸다·

시리카는 종이에 적힌 이들을 꼼꼼히 확인해보았다·

한 명 한 명이 제국을 비롯한 타국의 유력가 소속·

그러다 다소 의외의 인물이 있었는지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리겐스 학회장의 손녀도 오는 거야?”

“예· 현재 가람 왕국 마법학회 소속원들과 함께 제국으로 오는 중이라 합니다·”

“의외네? 설마 학회에서 이 아이를 보낼 줄이야····”

임무에 있어 크게 주시할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다만 리스트를 살펴보는 시리카의 얼굴이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이번 연회 생각보다 많은 인사가 몰려드는 것 같습니다· 만약 기회가 여의치 않으시면 작업을 잠시 보류하시는 건 어떨지···?”

작년보다 월등히 많은 참석자들·

이건 작업 진행에 있어 당연히 독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위험성이 뻔히 보이는 일을 굳이 억지로 진행할 필요는 없지· 일단은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 아직 연회까진 시간이 남았으니까·”

“예· 시리카님·”

“그건 뭐야?”

시리카의 시선이 대뜸 시녀의 왼손으로 향했다·

“아 이 이건 그 드레니안이 보낸 서신이긴 한데····”

시녀는 건네길 꺼려하는 듯 잔뜩 주저하고 있었다·

이에 시리카가 말없이 손가락을 까딱하니 시녀는 순순히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내용을 본 시리카는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드레니안 네펠리스···· 아주 죽여 달라고 명을 재촉하네·”

작업을 보류하고자 했던 방금 전의 생각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편지를 읽고 주먹을 쥔 시리카의 눈빛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연회에 타깃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강한 결의가 엿보이고 있었다·

이내 시리카는 편지를 불태우며 말했다·

“대원들에게 전해· 당일까지 다들 흐트러지지 말고 준비 잘해놓으라고· 보류하는 일은 없을 거야·”

“예· 시리카님·”

보고를 마친 시녀는 그대로 밖을 나갔다·

다시금 독서에 집중하려던 시리카는 이내 책을 덮은 뒤 구름이 짙은 창문 밖의 전경을 바라보았다·

근래 들어 유난히 우중충한 느낌의 하늘·

마치 어떤 큰일이 벌어지기 전의 전초현상인 것처럼 쓸쓸한 분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었다·

* * *

“우와···!”

사람이 너무 놀라면 감탄 소리도 안 나온다고 하던데 얘들이 딱 그 모습이다·

“여 여기가 진정 사람 사는 곳이 맞는지····”

브라이언은 놀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 벌레가 들어갈 지경이었다·

그래 너희가 언제 황성의 거리를 누벼보겠냐?

어쩌면 인생에서 다시 접하지 못할 황홀한 순간일 수도 있는 만큼·

일단은 좀 더 만끽하게 두려한다·

우시프 제국의 수도 세벨리너스·

초대 황제 라슈타트 세벨러스가 나라의 기틀을 다진 시작의 땅·

수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국의 번영을 담당한 제 1의 도시였다·

화려하고 수려한 도시의 전경을 보면 가히 신계를 연상시키게 할 만큼 고급스럽지만 원래 도시라는 게 오래 번영될 만큼 그 안에서 썩은 물들도 고이기 마련이다·

즉 마냥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라는 거지·

-쿵!

“아얏!”

거리를 구경한답시고 이리저리 움직이던 나나가 급기야 사람에게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그녀가 황급히 일어나 고개를 숙이니 부딪힌 남성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꼬마 아가씨· 앞으론 잘 보고 다니세요·”

대개 이런 상황에선 험악한 얼굴로 꼬투리를 잡으며 분쟁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그런 것 없이 그냥 관대하게 넘어갔다·

“와 파파! 여기 사람들 되게 친절한가 봐! 얼굴에 화가 하나도 없어!”

나는 환하게 웃는 나나의 몸을 빤히 쳐다보았다·

“아니야· 꼭 그렇지만도 않아·”

나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며 말했다·

지금 네 모습을 보고 일개 시녀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거든·

주위를 지나가는 모두가 한 번씩 나나의 얼굴을 쳐다보며 지나간다·

웬만한 귀족가의 자제들을 다 압살할 수 있을 것 귀여운 얼굴·

아마 나 대신 연회에 참석에도 별 이질감이 없을 것이다·

“이 이제 어디로 가면 됩니까 도련님?”

아직 연회까지 이틀이나 남았는데 벌써 성에 갈 필욘 없지·

“일단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자·”

대충 근처에서 제일 고급진 식당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어··· 이용하실 건가요?”

보통은 ‘몇 명이신가요?’라고 묻는 게 정상이다·

아마 주인으로 보이는 내 차림새가 딱히 변변치 않아 보여서 한 말이겠지·

난 개의치 않고 품에서 문장을 꺼내 보이며 말했다·

“세 명· 이왕이면 오가는 사람이 없는 구석진 곳으로·”

문장을 본 점원은 화들짝 놀랐다·

“바 바로 모시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사람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방법은 별거 없다·

그냥 내 위치를 보여주면 된다·

신분이 모든 걸 결정하는 이 땅에선 지극히 당연한 법칙이지·

메뉴는 얘들보고 먹고 싶은 거로 알아서 시키라 했다·

어차피 나나의 식성을 고려하면 이 식당의 음식을 전부 시킬지도 모를 일이니·

음식이 나오는 동안 잠시 타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드레니안 네펠리스·

네펠리스 후작의 일원이자 현황후의 동생·

즉 황제의 처남이다·

사실상 이거 하나만으로 사실상 이 나라에선 많은 권세를 누릴 수 있다·

나이는 삼십 대 후반 정도 자식은 있지만 부인은 없는 홀아비다·

무엇보다 귀족들 사이에서 더러운 쾌락을 가진 걸로 명성이 자자한 놈이었다·

입에 담기도 추악한 유부녀 성애자·

여자들 중에서 특히 남편이 있고 가정이 있는 여인들을 대상으로 악독한 성범죄를 저지른 그냥 인간 같지도 않은 버러지 같은 놈이지·

죽여 마땅한 놈이긴 해도 제국의 황후가라는 권세를 지닌 만큼 쉽게 처리할 수는 없는 타깃이었다·

뭐 사실 죽이는 건 문제가 아니지·

그 뒤처리가 힘들 뿐·

위치가 위치인 만큼 드레니안을 죽인 것이 우리 미스트인 게 밝혀진다면 조직은 결국 제국 황실을 적으로 돌리게 된다·

그럼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물론 미스트에 대한 대대적인 수배령이 제국 전역에 떨어지겠지·

아마 당주도 이번 정화 작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을 거다·

지금까지 임무들 중 가장 위험요인이 크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허나 당주는 결코 작업을 철회하진 않을 것이다·

그 이유를 난 알고 있거든·

굳이 다른 날도 아닌 많은 인사들이 모이는 연회 날로 정한 것도 다 이유가 있지·

-자박자박

모퉁이로부터 발소리가 들렸다·

점원이 음식을 가져오는 거라 생각한 것도 잠시·

심상치 않은 마나의 기운을 감지하고선 급히 고개를 돌렸다·

살기가 동반된 것은 아니다·

누군진 몰라도 그저 풍겨오는 기운 자체가 범상치 않았을 뿐·

잠시 후 온몸에 푸른 로브를 거친 낯선 소녀가 우리 식탁 앞에 멈췄다·

키는 딱 나나랑 비슷한 정도·

그녀는 딱딱한 시선으로 내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시안 베르트··· 맞죠?”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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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The Regressed Son of a Duke is an Assassin

회귀한 공작가의 막내도련님은 암살자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Cyan Vert, the best assassin of the continent, meets a pitiful death after having been betrayed by his own brother, whom he had trusted all his life. If I were given another chance at life, I would live it differently. I would only trust myself, and achieve all the things I want on my own without serving anyone else but myself. That is how I was given a second chance at life. The Cyan Vert, a shadow who lived for others, is no more. I will now pave a path on my own, for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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