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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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화 : 4장 타인을 짓밟은 자,  언제든 짓밟힐 수도 있음이다 (2)

“왜 그러십니까 할아버님?”

갑자기 모용율천이 미간을 찌푸리자 곁에 있던 모용현이 물었다· 하지만 모용율천은 대답 대신 손을 들어 모용현의 질문을 막았다·

모용율천은 손을 든 자세 그대로 잠시 서 있었다· 모용현은 영문을 모른 채 그런 모용율천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울렁거렸다· 심맥이 가닥가닥 끊어지는 듯한 통증에 모용율천의 안색이 잠시 창백하게 변했을 정도였다·

뒤이어 격렬한 상실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 가슴 한쪽이 텅 빈 듯한 상실감에 모용율천의 턱이 씰룩거렸다·

‘무슨?’

생전 처음 경험하는 생소한 느낌에 모용율천이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고통은 사라졌지만 상실감은 오래도록 남아 모용율천을 괴롭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모용율천이 겨우 허리를 폈다·

‘설마 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

모용율천과 같은 수준에 이른 자는 결코 쉽게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지 않는다· 분명 그와 연관된 무언가가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모용율천은 그렇게 확신했다·

순간적으로 모용율천의 눈에 살기가 떠올랐다 사라졌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모용현이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할아버님?”

“괜찮다·”

모용율천은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모용현은 잠시 의문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봤지만 이내 모용율천에게서 신경을 껐다·

무공이 신의 경지에 달한 모용율천이었다· 그를 걱정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일은 없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전방에서 무인 한 명이 급히 달려왔다·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전방에 청성파와 아미파의 도사들이 나타나 길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청성파와 아미파?”

모용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반대로 모용율천의 얼굴에는 흥미롭다는 빛이 떠올랐다· 그의 얼굴에선 방금 전에 느꼈던 상실감 따윈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구대문파 중 두 곳이나 왔다니 한번 가봐야겠구나·”

“굳이 할아버님까지 번거롭게 움직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아니다· 오랜만에 그들의 얼굴을 보는 것도 좋을 듯싶구나·”

모용율천이 뒷짐을 쥔 채 걸음을 옮겼다·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그의 모습은 어느새 저 멀리 멀어져 있었다· 모용율천은 급히 경공을 펼쳐 그의 뒤를 따랐다·

무적세가와 운중천의 행렬 선두에 도착하자 길을 가로막고 있는 백오십여 명의 무인들을 볼 수 있었다· 도복을 입은 청성파의 도사들과 승복을 입은 아미파의 승려들이었다·

검과 선장을 들고 서 있는 그들의 모습은 철벽을 연상케 했다· 청성파에서 쉰 명의 도사가 아미파에서 백여 명의 승려가 나왔다·

밀야의 기습에 거의 멸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던 청성파였다· 살아남은 자는 겨우 이백여 명 정도 그나마도 북천문과 사천무림의 지원을 받아 조금씩 예전의 성세를 회복해 가는 중이었다·

그런 청성파에서 무려 쉰 명이나 되는 고수가 나왔다· 청성파의 실질적인 주력들이 대부분 나온 셈이었다·

아미파도 큰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장문인인 무영사태가 진무원에게 목숨을 구함받았지만 원기가 크게 쇄락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무영사태는 휘하의 제자들을 이끌고 청성파 무인들과 함께 무적세가와 운중천 무인들을 막아섰다·

무영사태의 얼굴에는 비장미가 가득했다·

무적세가와 운중천의 무인이 사천성에 입성했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이곳으로 달려와 길을 막았다·

북천문과 관계없이 벌인 일이었다· 사천성은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그런 사천성에 외부의 세력이 함부로 발을 들인다는 것은 두 문파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람들 사이로 모용율천과 모용현이 걸어 나왔다·

절대자의 기도를 풍기며 걸어 나오는 모용율천의 모습에 무영사태가 숨을 죽였다· 구대문파 중 하나인 아미파의 장문인이지만 모용율천을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무영사태가 먼저 포권을 취했다·

“아미파의 무영이 인사드립니다· 무적세가의 위대한 주인이시여·”

“반갑군· 무영사태·”

담담한 목소리와 달리 모용율천의 눈은 섬뜩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만근의 무게로 무영사태의 가슴을 짓눌렀다· 하지만 무영사태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아미타불! 무적세가와 운중천에서 어인 일로 사천성으로 들어오려는 것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그걸 몰라서 묻는 건가?”

“당신의 입으로 직접 듣고 싶습니다·”

“악취미군· 하나 대답해 주지· 자네의 생각대로 북천문 때문일세·”

“기어코 그들을 정벌하겠다는 겁니까?”

“그렇다네· 그들은 강호의 해악일세· 이대로 내버려 두면 사천무림뿐 아니라 강호 전체를 혼돈에 빠뜨릴 걸세· 그들이 밀야와 내통했단 사실을 벌써 잊었는가?”

“북천문이 밀야와 내통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미 강호인 전체가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자네가 감히 내 말을 부인하는 것인가?”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는 겁니다· 하늘이 사실을 알고 있는데 손바닥으로 가리시려는 겁니까?”

무영사태의 음성이 높아졌다· 그녀는 도발적으로 모용율천을 바라보았다·

그녀를 잠시 바라보기만 하던 모용율천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아미파와 청성파가 북천문의 농간에 넘어갔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군·”

“무슨?”

“내 진작 알고 있었네· 사천무림을 영도해야 할 청성파와 아미파가 북천문과 암암리에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그래도 설마 하고 있었는데·”

“모함하지 마십시오·”

“모함이라? 자네의 태도를 보니 더욱 확신이 서는군· 아미파의 조사들에게 부끄럽지도 않은가? 사천성을 지켜야 할 자네가 북천문과 같은 극악무도한 이들과 손을 잡은 것이·”

“아미타불! 아미타불! 귀가 있어도 듣지를 않고 입이 있다고 함부로 말을 내뱉는구나·”

무영사태가 결국 눈을 질끈 감았다·

이곳에 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모용율천을 설득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치기 어린 것이었는지 절실히 깨달았다·

그래도 물었다· 혹시나 해서였다·

“이대로 돌아가 주실 수는 없으신지요?”

“자네야말로 이대로 물러나면 문파의 명맥이라도 이을 수 있을 걸세· 나로 하여금 힘든 선택을 하게 하지 말게·”

모용율천은 결코 타인의 말을 듣는 사람이 아니었다· 자신이 원하는 바는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이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북천문의 멸문· 그에 방해가 되는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짓밟고 지나갈 사람이었다·

“아미타불! 그럴 수는 없습니다· 사천성은 우리의 터전· 우리는 이곳을 지켜야 합니다·”

“쯧!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자네의 선택을 후회하지 말게·”

모용율천이 혀를 차며 몸을 돌렸다·

모두 합쳐 백오십 명에 불과했다· 막아선 의기는 가상했지만 그 어떤 위협도 될 수 없었다· 자신이 직접 나설 가치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묘한 상실감에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모용율천이 감정 없는 말투로 명령을 내렸다·

“정리하도록·”

“존명!”

모용율천의 명령이 끝나자 뒤에 서 있던 중년의 사내가 앞으로 나섰다· 마치 대나무를 쪼개놓은 것처럼 삐쩍 마른 사내였다· 어찌나 말랐는지 뼈 위에 살 거죽만 덮어놓은 것 같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사내의 눈이었다· 마치 칼날을 벼려놓은 것처럼 예리하게 찢어진 눈· 그 안에 담긴 유난히도 작아 보이는 눈동자·

그의 망막에 당혹한 표정을 짓고 있는 무영사태가 담겨 있었다· 무영사태는 사내의 정체를 몰랐지만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흠칫했다·

삐쩍 마른 사내의 이름은 노수전· 별호는 섬검마영(閃劍魔影)· 오대수호장 중 일인이었다·

노수전이 나서는 모습을 지켜본 모용현이 조부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오대수호장의 일원인 노수전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사내였다· 그가 나섰다면 굳이 자신이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없었다·

노수전이 무영사태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무영사태는 전신의 피가 싸늘히 식는 것을 느꼈다· 그만큼 노수전에게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심상치 않았다·

탓!

그 순간 노수전이 무영사태를 향해 쇄도해 들어왔다· 순식간에 노수전이 무영사태의 가슴을 향해 짓쳐 들어왔다·

“장문인·”

“위험합니다·”

곁에 있던 아미파의 제자들이 무영사태 앞을 막아섰다·

그 순간 노수전의 손이 번쩍였다· 어느새 그의 손에는 쇠꼬챙이처럼 얇은 기형의 검이 들려 있었고 검첨에는 붉은 핏방울이 점점이 맺혀 있었다·

“크윽!”

“헉!”

무영사태를 막아섰던 무인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지고 있었다· 그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동전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죽은 아미파 제자들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떠올라 있었다· 그만큼 노수전의 쾌검은 가공했다·

“감히!”

무영사태가 노수전을 향해 아미파의 보검인 상월검(上月劍)을 휘둘렀다·

일자수미검(一字須彌劍)·

오직 아미파의 장문인만이 익힐 수 있는 검공이 펼쳐졌다·

카앙!

순간적으로 허공에서 불꽃이 튀었다· 노수전과 무영사태의 검이 격돌한 것이다·

수미검향(須彌劍香)이란 초식을 펼쳐 노수전의 섬격을 막아낸 무영사태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단 한 번의 격돌에 그녀의 호구가 찢어져 피가 나고 있었다· 아미파의 장문인인 그녀가 손해를 본 것이다·

그들의 격돌이 신호였다· 무적세가의 무인들이 아미파와 청성파를 공격했다·

“와아아!”

아미파와 청성파의 무인들에 악에 받친 고함을 토해냈다·

이미 밀야에 의해 본산이 짓밟힌 경험이 있는 그들이었다· 또다시 무적세가와 운중천에 의해 터전이 짓밟힐 위기에 처한 그들은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대항했다·

“흥!”

그들 사이로 붉은 비단 궁장을 걸친 여인이 뛰어들었다· 무적세가의 십대무객(十大武客) 중 한 명인 혈월신녀(血月神女) 나설희였다·

나설희의 손톱이 길게 뻗어 나와 있었다· 그녀의 독문무공인 천혈마조(天血魔爪)를 펼칠 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피핏!

그녀가 지나간 자리에 피가 튀며 아미파의 무인들이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호호호!”

나설희의 섬뜩한 웃음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아미파의 제자들이 죽는 것을 보면서도 무영사태는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연신 쾌검을 펼치는 노수전 때문이다·

일반적인 쾌검은 첫 번째 일격이 가장 위험하고 이격 삼격 뒤로 갈수록 점차 대응하는 것이 쉬워진다· 하지만 노수전의 쾌검은 달랐다·

깡! 까앙!

오히려 이격 삼격이 더 위력적이었다·

무영사태 역시 수미생령(須彌生靈)을 비롯한 일자수미검의 절초를 펼쳐 대항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것은 그녀였다· 주위에서 제자들이 죽어가는 소리에 정신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 탓이다·

‘아미타불! 이대로 끝인가?’

죽음이 두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죽음으로서 아미파가 쇠락하는 것은 두려웠다· 그래도 그녀가 망설이지 않고 제자들을 이끌고 무적세가와 운중천을 막아선 것은 진무원을 믿기 때문이다·

‘그라면 아미파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적세가의 전력을 조금이라도 깎아야 한다· 그 대상이 오대수호장의 일원인 노수전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었다·

“챠핫!”

무영사태의 상월검이 차가운 기운을 흩뿌리며 진동을 일으켰다· 일자수미검의 최후 절초인 수미내우주(須彌內宇宙)를 펼친 것이다·

노수전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 역시 무영사태가 펼치는 검초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평범한 검초로는 그녀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 그만큼 느껴지는 기운이 심상치 않았다·

“내가 도와주지·”

그 순간 전장에 또 다른 이가 뛰어들었다·

오대수호장의 일원인 만근벽력도(萬斤霹靂刀) 관철산이었다· 그는 노수전의 불알친구로 엄청난 무게의 중검을 무기로 사용했다·

콰아앙!

세 사람이 충돌하며 대지가 흔들렸다·

“아악!”

그 직후 누군가 뒤로 튕겨 나가 바닥을 나뒹굴었다· 무당파의 무영사태였다· 그녀는 피투성이가 되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강했지만 오대수호장 중 두 명의 합공을 감당할 만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노수전과 관철산은 서로의 허점을 절묘하게 보완해 주고 있어 그녀 혼자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장문인을 보호하라·”

그 광경을 본 아미파의 무인들이 소리를 쳤지만 누구도 무영사태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무적세가와 운중천의 무인들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사이 노수전과 관철산이 무영사태의 숨통을 끊기 위해 다가왔다·

“잘 가시오·”

노수전이 쇠꼬챙이 같은 검을 치켜들었다· 이대로 내리꽂기만 하면 무영사태의 목숨은 끝장이 날 것이다·

슈우우!

노수전이 무영사태를 향해 검을 내리꽂는 순간이었다· 갑자기 전방에서 날카로운 검기가 날아왔다·

노수전은 하는 수 없이 검의 궤적을 바꿔 검기를 막았다·

쩌엉!

노수전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그의 입가로 한 줄기 선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슨?’

“아미파와 청성파의 무인들을 구하라·”

갑자기 낯선 음성이 전장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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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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