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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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7화 : 3장 영웅의 길(英雄之路), 패웅의 도(覇雄之道) (1)

모용율천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파였다·

“그래서 실패했단 말이냐?”

“죄송합니다·”

모용진이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의 얼굴이 보기 싫게 일그러져 있었다·

“천독전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독을 사용하고도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놈들의 대처가 너무 빨랐습니다· 설마 당문이 그리 빨리 광물 독의 해약을 만들어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귀주성을 휩쓸고 사천성에 상륙했던 전염병은 진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였다· 정확히는 당기문이 광물 독의 해독약을 만들어내면서 죽는 사람이 없어진 것이다·

당기문은 당문의 무인들에게도 해독약의 제조법을 알려줬고 그 결과 사천성에서는 광물 독으로 인해 죽는 사람이 거의 없어졌다·

해독약을 만들어낸 직후 북천문과 사천 무림은 천독전의 무인들 사냥에 나섰다· 전주 화중경이 황철에게 목숨을 잃은 직후라 천독전의 독인들은 별반 대응을 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다·

“백팔나한과 사사천 불귀곡의 정예들까지 잃다니· 꽤 타격이 크군·”

“죄··· 송합니다·”

모용진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모용율천이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그런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가라앉아 있었다·

“진무원· 제 아비보다 더 골치 아픈 녀석이군·”

“이미 사천성은 놈의 확고한 영역입니다· 놈과 북천문을 말살하려면 반드시 사천성 밖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흠!”

“할아버님 제게 맡겨주십시오· 이번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물러가거라·”

“할아버님·”

“물러가라고 했다·”

조용하지만 차가운 목소리였다· 그에 모용진은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입술만 질겅 씹었다· 모용율천이 그런 모용진을 무심한 시선으로 내려 보았다· 그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은 그의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다· 결국 모용진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물러가겠습니다 할아버님·”

모용진이 고개를 숙인 채 뒤로 물러났다·

“저 들어갑니다·”

그때 큰 목소리와 함께 누군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모용진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방 안으로 들어온 상대를 바라봤다·

방문자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모용진의 얼굴이 형편없이 구겨졌다· 그의 얼굴에 어린 빛은 분명 적개심이었다·

“너는?”

“오랜만이구나 진아·”

“내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라고 했지?”

남자의 말에 모용진이 발작적으로 외쳤다·

붉은 전포를 입은 칠 척 거구의 남자였다· 사방으로 뻗친 머리카락이 수사자를 연상시켰다· 등에 거대한 용린도를 차고 있는 남자는 바로 용무성이었다·

그를 바라보는 모용진의 얼굴에는 강한 적개심이 담겨 있었다·

모용진이 고개를 돌려 모용율천을 바라봤다·

“이자가 어떻게 여길 온 겁니까 할아버님?”

“내가 불렀다·”

“할아버님!”

“분명 나가라고 했을 텐데·”

모용율천의 싸늘한 말에 모용진은 더 이상 어떤 말도 못 하고 밖으로 나갔다·

쾅!

문을 닫는 소리가 실내에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용무성은 잠시 모용진이 나간 방문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모용율천이 있는 곳을 향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부르셨다 들었습니다·”

모용율천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결코 곱지 않았다·

문득 모용율천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너는 아직도 나를 원망하고 있느냐?”

“용건이나 말씀하시지요·”

“네 직설적인 성격은 여전하구나· 그래서 내가 너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구나·”

“조부님께 듣고 싶은 말은 아닙니다만· 저는 아직 조부님을 용서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그 일을 마음에 두다니 어리석구나· 큰일을 하다 보면 반드시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조부님에겐 별거 아닌 희생일수 있지만 그들은 모두 저를 따르던 친형제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친형제는 아니지·”

“어차피 저에게 친형제 따윈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이나 진 모두 너의 형제다· 그 사실까지 부인할 수는 없을 터·”

“아비는 같지만 어미는 다르지요· 무엇보다 현이와 진이 모두 저를 형제로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의미가 없는 말이지요·”

“흠!”

모용율천의 눈동자가 일렁였다·

대외적으로는 모용진이 무적세가의 이공자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용무성이 이공자였다· 그의 본래 이름은 모용무성 흔히 말하는 첩의 아들이었다·

지금이야 용무성의 눈에 반항의 빛이 가득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화통한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 그를 따르는 자들이 무척 많았다· 그들은 스스로를 용무성의 친위대라 자처하며 진한 정을 주고받았다·

문제는 그들이 매우 위험한 임무에 동원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용무성의 동의 없이· 명령을 내린 자는 바로 모용율천이었다· 뒤늦게 용무성이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용무성의 친위대를 자처하던 이들은 모두 삼백여 명 그들 중 단 한 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그들은 무적세가를 배신했다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때문에 유족들에게 보상금도 돌아가지 않았다·

용무성은 그들의 누명을 풀어주려 애를 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모든 사태의 배후에 모용율천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용무성은 분노했다·

그는 임무에 차출되지 않았던 이들을 이끌고 무적세가를 나왔다· 그것이 철기당의 시작이었다· 용무성은 필사적으로 돈을 벌었고 그렇게 번 돈으로 친위대 무인들의 유족을 건사했다·

그가 철기문을 만든 것도 죽은 이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 위한 것이었다· 철기문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는 그때 죽은 이들의 이름이 빼곡히 쓰여 있었다· 죽은 자들을 철기문의 문도로 인정해 준 것이다·

모용율천은 그런 용무성의 인간다움이 싫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의 뒤를 이을 지배자라면 냉혹해야 했다· 지배자에게 그런 인간적인 감성 따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용무성은 그런 자신의 생각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모양이었다·

“너에게 시킬 일이 있다·”

“그게 뭡니까?”

“네가 사천성을 틀어막아 줘야겠다·”

“사천성?”

용무성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는 결코 둔한 사람이 아니다· 순식간에 모용율천이 말하는 바를 알아차렸다·

“북천문을 막으란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제가 왜 그들을 막아야 합니까?”

“그것이 무적세가를 위한 길이니까·”

“됐습니다·”

용무성이 일언지하에 모용율천의 제안을 거절했다· 모용율천의 볼이 씰룩였다·

“철기문을 인정해 주마·”

“조부님이 인정하지 않으셔도 철기문의 위상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운중천과 무적세가의 이름으로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지· 그 때문에 너도 운중천을 떠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도는 것이 아니더냐?”

“····”

“그때 죽은 아이들 모조리 신원을 복권시켜 주마· 유가족들에게도 넉넉하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

순간 용무성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모용율천의 마지막 말이 그의 가슴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고 있었다·

“그 아이들의 이름은 무적세가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다·”

“그래도 제가 거절한다면요?”

“나도 어쩔 수가 없겠지·”

말과는 달리 모용율천의 눈이 위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용무성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용무성은 들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모용율천이 손을 뻗어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모용율천이 용무성의 후두부에 있는 혈도를 제압했다· 용무성은 어떻게 반항할 틈도 없이 정신을 잃어갔다·

“쯧! 차라리 내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을· 끝까지 나를 인간이길 포기하게 만드는구나·”

혼미해지는 용무성의 귓전에 모용율천의 음성이 환청처럼 울려 퍼지고 있었다·

사천성 전역을 휩쓸던 역병이 잦아들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북천문과 사천무림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당기문은 결국 광물 독의 해독법을 찾아냈고 파견 나온 당문의 무인들에게 그 방법을 알려줬다·

당기문에게서 해독법을 전수받은 당문의 무인들은 곧 사천성 전역으로 흩어져 중독된 환자들을 치료했다·

그사이 아미파와 청성파의 무인들은 사천성 전역에 광물 독을 뿌리고 다니던 천독전의 독인들을 척살했다· 그런 그들의 손속엔 사정이 없었다·

원래는 독인들을 사로잡아 운중천과 무적세가가 연관되었음을 밝히려 했다· 하지만 독인들은 조금이라도 불리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에 연관성을 입증할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작전에 동원되었던 무인들은 운중천과 무적세가가 이번 사태에 연관이 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때문에 운중천과 무적세가를 향한 그들의 적개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휴우!”

하진월이 의자에 등을 기댄 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탁자에는 그동안 읽은 책자와 종이 뭉치가 가득 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북천문 당문 아미파 청성파 등에서 보고를 해온 내용들이 적혀 있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며칠이 걸려도 읽기 힘든 방대한 내용을 하진월은 세 시진 만에 읽고 수결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녹초가 된 것도 사실이었다·

그때 진무원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문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고생은 어디 저 혼자만 했습니까? 현장에서 뛰어다닌 사람이 더 고생을 했지요·”

“어쨌거나 혼란을 수습해서 다행입니다· 조금만 늦었어도 큰일 날 뻔했습니다·”

“모두의 헌신 덕분입니다·”

진무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엔 피로한 기색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나고 있었다·

하진월이 술병과 잔을 내왔다·

“한잔하시겠습니까?”

진무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하진월이 술잔에 술을 가득 채워 내밀었다· 진무원은 술잔을 받아 잠시 향을 음미했다·

“좋군요·”

“십 년 묶은 소홍주입니다· 우연히 하나 구해서 아껴 마시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숨겨두고 혼자 마시다니 너무한 거 아닙니까?”

“하하! 이렇게라도 화를 풀지 않으면 병이 나겠는 걸 어떡합니까? 나중에 질 좋은 놈으로 구하면 그때 문주님을 부르겠습니다·”

“약속하셨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실없는 말을 주고받으며 술잔을 나눴다· 그들의 입가엔 은은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거 두 사람만 드시는 겁니까? 섭섭합니다·”

그때 문을 열고 황철과 경무생을 필두로 몇 사람이 더 안으로 들어왔다· 그중에는 은한설도 보였고 소무상도 있었다· 그들의 등장에 하진월이 고개를 저었다·

“이거 오늘 술이 모자랄지도 모르겠군요·”

“숨겨놓은 술이 더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모조리 내놓으시지요·”

“이러다가 밑천이 다 털리겠군요·”

하진월이 투덜거리면서 술잔과 술병을 더 내왔다· 그런 그의 얼굴에는 싫지 않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은한설이 당연하다는 듯이 진무원의 옆자리에 앉았다· 뒤이어 황철과 경무생 소무상 등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들은 하진월이 내놓은 술을 주고받았다·

“이거 정말 좋군요· 어디서 구한 겁니까 군사?”

“하하! 비밀입니다·”

“좋은 것은 나눠 씁시다·”

“사실은 백룡상단에서 보내온 겁니다·”

“백룡상단에서?”

“노태태께서 보내왔더군요· 그래서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하진월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무원이 인연을 맺은 백룡상단은 북천문의 가장 큰 후원자였다· 면양에 북천문을 세울 때도 그들의 도움이 컸다· 북천문의 재정 중 상당양이 백룡상단에서 지원받는 금액으로 채워졌다·

특히 진무원에게 구함받은 윤자명은 북천문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윤씨 일족의 아이들 중에서 재능이 있는 자들을 북천문에 입문시켰다· 그들 중 몇 명은 벌써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다음에 노태태께서 술을 보내오시면 나에게도 나눠주시오 군사·”

“알겠습니다· 노태태께 말씀드려서 더 넉넉하게 보내달라고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군사·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경무생이 너스레를 떨었다· 그에 모든 이가 웃음을 터뜨렸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살아남았기에 이런 조그만 행복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한참을 웃고 떠들었다· 그리고 술이 모두 떨어졌을 때 모두의 시선이 진무원을 향했다·

웃고 즐기던 시간은 끝났다·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었다·

진무원이 그런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하진월에게 물었다·

“그들이 역병으로 위장해 사천성에 혼란을 일으킨 이유가 무어라 생각합니까?”

“다급한 거겠지요·”

“다급하다?”

“그렇습니다· 밀야와 전쟁을 수행하는데 뒤에서 저희가 노리고 있으니 어찌 신경이 쓰이지 않겠습니까? 또 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건곤일척의 승부를 걸 때가 임박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예 저희의 신경을 돌리기 위해 역병을 퍼뜨린 거지요·”

“그렇다는 것은?”

“지금이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저들은 결코 이 정도로 끝내지 않을 겁니다· 저희 역시 움직여야 합니다·”

“그렇군요·”

진무원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의 생각 역시 하진월과 일치했기 때문이다·

진무원이 주위를 둘러봤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강한 신뢰가 담긴 그들의 눈빛에 진무원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진무원이 하진월을 바라봤다·

“그래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잔치를 여는 게 어떻겠습니까?”

“잔치?”

“될 수 있으면 화려하게 말입니다·”

하진월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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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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