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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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화 : 1장 군림하는 자, 타인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는다 (3)

진무원은 부현 지부를 빠져나와 거리를 걸었다·

우태천은 떼어냈지만 여전히 그를 감시하는 시선은 남아 있었다· 서문화가 붙인 감시가 따라다니는 것이다·

감시자의 추적술은 꽤나 대단했다· 그는 주변 풍경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진무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진무원이 전방위 감각을 익히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을 만큼 그는 은밀했다· 서문화가 믿고 맡길 만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찾아내서 제거하자고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진무원은 그러지 않았다· 괜히 지금 감시자를 제거했다가는 오히려 서문화의 의심을 사게 될 것이다·

감시자의 눈을 피해 청인과 접촉해야 했다· 진무원은 공방이 있는 거리로 향했다· 청인의 안가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청인의 공방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대신 근처에 있는 다른 공방으로 들어갔다·

공방의 장인이 진무원을 맞이했다·

“어서 오십시오· 무기를 사러 오셨습니까?”

“무기 손질도 해줍니까?”

“물론입니다·”

장인의 대답에 진무원이 단봉 두 자루를 내밀었다· 단봉을 받아 살피던 장인의 얼굴에 감탄의 빛이 떠올랐다·

“정말 대단하군요· 누구의 솜씬지는 모르지만 제대로 쇠를 다룰 줄 아는 분이 만들었군요· 이 정도라면 굳이 손질을 하지 않아도 될 텐데요?”

“연결 부위가 헐거운 것 같습니다· 그 부분만 손봐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 정도라면야·”

장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까지 가능하겠습니까?”

“오늘은 힘들 것 같고 내일 오후까지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무원이 장인에게 선금으로 은 한 냥을 지불할 때였다·

“휴우! 여긴 아주 용광로구만· 푹푹 찌네 쪄!”

왜소한 체구의 중년인이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공방 안으로 들어왔다· 순간 진무원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중년인이 장인에게 다가와 물었다·

“유엽도를 구하려고 하는데 쓸 만한 물건 좀 있소?”

“안에 몇 개가 있긴 합니다만·”

“그럼 가져다주시오·”

“알겠습니다·”

장인이 진무원의 단봉을 들고 공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진무원이 입을 열었다·

“역시 왔군요·”

“무슨 일입니까 문주님?”

중년인은 바로 청인이었다· 청인은 진무원이 안가가 아닌 근처에 있는 공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무슨 일이 생겼다고 직감했다· 그렇지 않고선 그가 안가가 아닌 다른 공방에 들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감시자가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진무원을 감시하는 자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무기를 사려는 것으로 위장하고 은밀하게 진무원에게 접근한 것이다·

“서문화가 밀야의 야주를 암살하려고 합니다·”

“야주를?”

“아무래도 마령제를 미끼로 던지려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진짜 암살자는 따로 있다는 거군요?”

“아직은 밀야의 야주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야주를 암살하려는 진짜 암살자를 찾아내야 합니다· 아마 지금쯤 이곳 부현에 들어왔을 겁니다·”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흑월과 은류를 움직이겠습니다·”

오랫동안 정보를 다뤄온 청인이었기에 진무원의 말뜻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가경의에게도 자연스럽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흑익신창과 만났던 국숫집이 있습니다· 그곳의 주인이 예사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곳에서부터 시작하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때 공방의 장인이 유엽도 몇 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진무원은 지체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그가 청인과 함께 있던 시간은 극히 짧았기에 장인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밖에서 진무원을 감시하고 있던 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밖으로 나온 진무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원했던 목적을 이뤘다· 나머지는 청인이 알아서 진행할 것이다· 이제부터 그가 한 일은 청인이 결과를 가져올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진무원은 지체하지 않고 거처로 돌아왔다·

“그래서 별다른 특이점은 없다?”

“그렇습니다· 공방에 들른 것을 빼면 거의 숙소에서 두문불출하는 편입니다·”

“공방?”

“무기를 손질한 모양입니다· 공방 주인한테 확인했습니다·”

“음!”

서문화가 한손으로 턱을 괴었다· 그의 앞에는 회색 무복을 입은 남자가 부복해 있었다·

서문화의 심복 중 한 명인 암혼이었다· 현재 부현에 들어온 서문세가의 정보 조직을 총괄하는 이가 바로 암혼이었다·

그는 수하들을 이용해 진무원과 기재들의 동향을 감시했다· 밀야의 야주를 암살하는 중요한 임무였다· 때문에 만전을 기해야 했다·

무엇보다 그는 아직 기재들을 완전히 믿지 않았다· 아니 그는 누구도 완전히 믿지 않았다· 그가 믿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었다· 모든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통제해야만 직성이 풀렸다·

“제일 실력 좋은 아이들을 붙여놓았으니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바로 보고가 올라올 겁니다·”

“그쪽은 너에게 맡기겠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들은 결코 가주님의 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운경은?”

“오늘 저녁에 들어올 겁니다·”

“잘 처리했겠지?”

“보급 물자와 함께 들어오도록 조치했습니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겁니다·”

“제물은?”

“충분히 준비했습니다·”

“수고했구나·”

서문화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저었다· 그러자 암혼이 고개를 숙인 후 물러났다·

혼자 남은 서문화가 창문가로 다가갔다·

부현 지부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며 자신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일을 지정해 주는 이는 바로 서문화였다·

생각하는 일은 서문화가 하면 됐다· 그들은 그의 결정에 아무런 의심도 없이 따르기만 하면 됐다· 그것이 그들의 역할이었고 태생적인 한계였다·

서문화의 얼굴에 조소가 떠올랐다·

“이제 곧 세상이 변할 것이다·”

☆ ☆ ☆

“휴!”

아소는 지친 얼굴로 자리에 앉았다·

온몸에서 비지땀이 흐르고 있었다· 최근 탕마군이 동원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차라리 전투에 동원된 것이라면 나았다· 그들이 주로 동원되는 곳은 바로 노역장이었다·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거나 운중천에 들어온 물자를 창고로 나르는 일도 탕마군의 역할이었다· 그 외에도 힘을 쓸 일이 있는 곳이면 수없이 불려 갔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아소는 자신이 밀야와 싸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인지 짐꾼이 되기 위해 온 것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소는 차라리 지금이 낫다고 생각됐다· 몸은 힘들지언정 목숨이 위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오래 지속되었으면·’

하지만 아소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바람이 결코 이뤄질 수 없는 소원이라는 것을·

하루가 멀다 하고 엄청난 양의 물자가 부현 지부로 들어오고 있었다· 대부분이 전쟁을 치르는 데 필요한 것들이었다· 이 정도의 물자가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전쟁이 머지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때 노역 책임자가 다가왔다·

“아소는 제사(第四)창고로 가거라·”

“사창고요?”

아소의 얼굴에 의혹의 빛이 떠올랐다·

부현 지부에는 모두 세 개의 창고가 있다· 모두 보급 물자를 보관하는 곳들이었다· 하지만 네 번째 창고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노역 책임자가 인상을 썼다·

“얼마 전에 만든 곳이다· 삼창고 뒤쪽 산으로 삼백여 장 정도 올라가면 있으니까 얼른 올라가거라·”

“알겠습니다·”

노역 책임자가 손을 휘저었다· 빨리 올라가는 뜻이었다· 아소는 그에게 고개를 꾸벅 숙인 후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솔직히 아소 입장에서는 전쟁에 동원 되서 칼을 휘두르는 것보다 노역을 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

제삼창고는 부현 지부에서도 가장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중요 물자를 보관하는 곳이라 경계가 삼엄해 일반인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제사창고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제삼창고를 지나야 했다·

아소는 제삼창고의 검문을 통과해 산 쪽으로 올라갔다· 외진 길을 따라 올라가니 정말 근래에 지어진 듯한 커다란 창고가 보였다·

“정말이네·”

아소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루아침에 못 보던 창고가 새로이 지어졌으니 신기할 만도 했다·

창고 앞에는 익숙한 얼굴 몇 명이 보였다· 아소와 같이 탕마대에 있던 친구들이다· 아소까지 더하면 모두 스무 명이 넘었다·

“너희들도?”

“여기서 다들 얼굴을 보네·”

다 같은 탕마군에 속해 있었지만 평소 볼 일이 드문 사이였다· 각각 다른 대(隊)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아소는 그들과 창고 앞에서 담소를 나눴다· 같이 차출되어 온 친구들도 제사창고가 있다는 사실을 까마득하게 몰랐다고 했다·

그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때 몇 대의 수레가 올라왔다· 순간 아소의 표정이 굳었다· 수레를 호송해 오는 무인들의 기도가 범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무슨?’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만만치 않은 인생 역경을 겪은 아소였다· 당연히 눈치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보통 이런 보급 물자를 호송해 오는 무인들은 아무래도 최일선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무인들보다 수준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수레를 호송해 오는 무인들은 그 어떤 정예 무인들보다 더 뛰어나 보였다·

더구나 보통 이런 일에 동원되게 마련인 일꾼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기밀을 요해야 하는 물건이란 뜻이다·

아소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기밀을 요해야 하는 일에 동원되었단 사실을 깨달았다· 다른 소년들 역시 그런 사실을 알았는지 아소와 비슷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꾼들인가?”

무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앞으로 나섰다·

이제 사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중년인의 몸에서는 사나운 기도가 느껴졌다· 한눈에 봐도 자신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무인들이 겨우 수레를 지키는 일에 동원되다니· 아소는 생각보다 수레에 실린 물건이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했다·

우두머리 무인이 수레를 가리키며 말했다·

“물건을 창고 안으로 옮겨라· 귀중한 물건이니 각별히 주의하도록·”

“예!”

아소를 비롯한 소년들이 급히 움직였다·

십여 대의 수레에는 나무 상자가 가득 실려 있었다· 폭은 좁지만 대신 길이가 제법 된다· 그 모습이 꼭 관을 연상시켰다·

“이인 일조로 상자를 나르거라· 절대로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

“알겠습니다·”

소년들은 상자를 앞뒤로 잡고 날랐다· 생각보다 무게는 그리 많이 나가지 않았다· 굳이 따진다면 어른 한 명 정도의 무게다· 아소와 같이 무공을 익힌 소년들에게는 그리 부담되지 않는 무게였다· 더군다나 이인 일조로 힘을 쓰고 있으니 무게가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래도 조심했다· 반드시 이인 일조로 움직이라고 했으니 그만큼 귀한 물건일 터였다· 자칫 잘못해서 물건을 상하게 했다가는 목숨을 보장하기 힘들었다·

창고 안은 무척이나 어두웠다· 빛 한 점 들지 않는 창고 안에 들어서자마자 아소는 자신도 모르게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마치 냉굴에 들어온 것처럼 지독한 한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슨?’

허연 입김이 절로 흘러나왔다· 하마터면 상자를 놓칠 뻔했을 만큼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아소는 절대로 고개를 돌리거나 두리번거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눈이 있어도 봐서는 안 되는 것이 있고 귀가 있어도 들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가 있다·

아소는 지금이 그럴 때라고 생각했다·

아소는 상자를 옮기는 것을 십여 번을 반복했다· 그리고 마침내 할당량이 끝나고 밖으로 나왔다·

“후아아!”

이제껏 참았던 숨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상자를 날랐던 소년도 마찬가지로 후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찌나 긴장을 했었는지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다행히 상자를 떨어뜨리거나 하는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덕분에 하루 일과를 무사히 마치는 듯했다·

그때 우두머리 무인이 아소를 비롯한 소년들에게 다가왔다·

“너희는 돌아가지 말고 이곳에서 지내거라·”

“예? 하지만····”

“앞으로 며칠 동안 계속해서 물건이 들어올 것이다· 너희가 계속 나르거라· 숙소는 따로 잡아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반론 따윈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음성에 소년들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우두머리 무인이 수하들에게 손짓을 했다· 그러자 수하들 세 명이 아소와 소년들을 데리고 이동했다·

우두머리 무인이 슬쩍 창고를 바라봤다· 창고 안에서 느껴지던 냉기가 이젠 이곳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득 그가 중얼거렸다·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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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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