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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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화 : 8장 바람이 불면 구름이 움직이게 마련이다 (1)

청년의 이름은 우태천이고 별호는 소요공자(逍遙公子)였다·

남수련과 마찬가지로 칠소천의 일원으로 강호 최고의 후기지수로 손꼽히는 남자였다·

비록 담수천이라는 걸출한 존재로 인해 강호 최고의 후기지수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퇴색했지만 그래도 그의 무공 수위가 강호 최고에 근접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우태천의 곁에 있는 젊은 중은 진무원의 짐작대로 소림사가 내보낸 후기지수였다·

그의 이름은 설공· 무려 아홉 하늘 중의 한 명인 불영신승(佛影神僧)이 말년에 거둔 제자였다· 한 가지도 대성하기 힘든 소림사의 칠십이종절기 중 무려 일곱 가지나 완성했다는 기재 중의 기재가 바로 설공이었다·

그가 칠소천에 들지 못한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바로 소림사에서 그의 존재를 철저히 비밀리에 감췄기 때문이다·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불과 일 년 전이다·

그사이 그는 젊은 나이에 맞지 않게 엄청난 위명을 쌓았다· 왜인지 이유는 모르지만 그는 특히 밀야를 증오한다고 했다· 그래서 밀야 측 무인만 보면 앞뒤 가리지 않고 살계를 열었다·

오죽했으면 승려인 그의 별호가 혈귀승(血鬼僧)일까·

남수련의 곁에 있는 여인은 서천일화(西天一花) 연소소· 그녀 역시 칠소천의 일원이다· 연소소는 청해성에 위치한 용린살막(龍鱗殺幕)의 소막주였다·

용린살막은 특이하게 자객들로 이뤄진 문파였다· 일단 용린살막의 목표가 되면 이미 죽은 목숨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용린살막에게 의뢰를 하려면 수천금이 소용되는지라 이용하는 자의 수는 극히 적었다·

의뢰를 받는다고 무조건 살행을 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에겐 강호의 도의를 어긴 자가 아니면 절대 의뢰를 받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었다· 그 때문에 자객들의 문파이면서 강호의 공적이 되지 않을 수 있었다·

남수련을 제외하면 진무원이 아는 얼굴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몸에서 자연스럽게 발산하는 기세가 범상치 않게 느껴졌다·

우태천의 목소리에 노기가 어렸다·

“사람 말을 무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귀머거린가? 여기서 뭐 하고 있느냐고 묻지 않는가?”

“그냥 앉아 있었소만·”

“앉아 있어?”

우태천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엊그제 이곳 부현으로 들어왔다·

어딜 가나 이제까지 주목만 받아온 우태천이지만 이곳 부현에서는 달랐다· 워낙 많은 거물이 들어와 있었기에 칠소천이라는 어마어마한 배경을 가지고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틀을 기다린 끝에 그가 받은 명령은 바로 이곳으로 가라는 것이었다· 중간에 비슷한 또래이자 같은 칠소천의 일원인 남수련과 연소소를 만나 기분이 조금 풀렸다·

설공 또한 칠소천에 속한 인물은 아니었지만 그에 비견될 정도로 뛰어난 무인이었다· 자신과 함께 어깨를 견줄 만한 가치와 능력이 있는 남자였다· 그러나 진무원은 달랐다·

생전 처음 보는 평범한 얼굴의 젊은 무인 더군다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 또한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주제에 조그만 연무장 한쪽에 턱하니 앉아서 졸고 있으니 보기 좋을 리가 없었다·

“당신 누구지? 누군데 이곳에 들어와 있는 거야? 이곳은 허가 받은 사람이 아니면 들어올 수 없는데·”

우태천의 목소리가 모기처럼 귓전을 앵앵 울렸다· 귀가 가라앉았다· 진무원은 귀를 후비적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는 당신은 누굽니까? 누군데 초면에 그렇게 반말을 하는 겁니까?”

“뭐?”

예상치 못한 진무원의 대답에 우태천이 잠깐 대답을 못 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감히!”

“잠깐만요·”

그때 남수련이 발작하려는 우태천을 제지하며 앞으로 나섰다·

“죄송해요· 우 공자가 결례를 범한 것 같네요· 제가 대신 사죄드릴게요· 전 무산파의 남수련이라고 합니다·”

그런 남수련에게 우태천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진무원에게처럼 함부로 대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우태천과 같은 칠소천의 일원이고 강호의 명성이나 무공 실력 또한 그에게 전혀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잠시 남수련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봤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녀는 자신을 못 알아보고 있었다· 이미 삼 년이나 흐른 데다 역용을 했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다·

그녀를 보는데 가슴이 아팠다· 그녀의 모습에서 명류산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명류산이 짝사랑한 여인 정작 그녀는 명류산에게 관심도 없었지만 말이다·

진무원이 정중하게 그녀에게 포권을 취했다·

“반갑습니다 남 소저· 단천운이라고 합니다·”

“단천운? 아 경천봉 단 소협이셨군요? 이렇게 봬서 반갑습니다·”

남수련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곳에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들은 이름 중 하나가 바로 경천봉 단천운이다· 모든 이들이 선망하는 대상인 척마대를 봉 한 자루로 구원한 존재·

비록 칠소천에 비해 명성이 크게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 무위만큼은 칠소천에 결코 뒤진다 할 수 없었다·

진무원이 신분을 밝히자 설공과 연소소의 눈빛이 바뀌었다·

“아미타불! 소림사의 설공이라 합니다· 단 시주를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용린살막의 연소소예요·”

그들이 진무원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자 우태천이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치솟는 짜증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함부로 대했는데 상대는 생각보다 거물이었다· 경천봉이라는 별호는 제아무리 그가 칠소천이라고 해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상대였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저자세로 나가는 것도 모양이 좋지 않았다· 그가 입술을 삐죽거렸다·

“팔자 좋군· 밖에서는 전쟁이 한창인데 이곳에서 낮잠이나 즐기고 있다니·”

“며칠 전까지 전장에서 나뒹굴었더니 피곤하더군요· 그래서 조금이나마 피로를 풀려고 낮잠을 잤습니다· 그게 그렇게 잘못된 것인지 지금 알았군요· 죄송합니다·”

“큭!”

진무원의 정중한 사과에 우태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죽어도 진무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태도였다·

보다 못한 설공이 앞으로 나섰다·

“보아하니 단 시주도 이곳에 배정을 받은 것 같은데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쪽은 소요공자 우태천 소협입니다· 칠소천 중의 한 명이지요·”

설공이 소개를 했지만 우태천은 고개를 돌린 채 연신 콧방귀를 뀌었다· 진무원도 굳이 그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

그때 남수련이 진무원에게 물었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없나요?”

“글쎄요· 전 남 소저를 처음 보는 것 같은데·”

“그런가요?”

남수련이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다· 그런데 묘하게 그의 눈빛이 익숙했다· 분명 어디선가 한 번쯤은 본 듯한 눈빛인데 그게 어디선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진무원은 의도적으로 눈빛을 죽였다· 눈은 마음의 창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거울이다· 남수련처럼 유달리 감각이 예민한 자라면 눈 속에 담긴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죄송해요· 제가 착각했나 봐요·”

“아닙니다·”

“같이 지내게 되었으니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진무원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의 모습에 연소소가 눈을 반짝 빛냈다·

“단 소협은 이곳에 들어온 지 꽤 되었죠?”

“며칠 됐습니다만·”

“그럼 이곳의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겠군요?”

“그렇게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것 아니에요?”

연소소는 꽤나 집요한 성격인 듯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을 때까지 언제까지고 질문을 할 것만 같았다·

결국 진무원은 그녀가 원하는 대답을 해야 했다·

“조금 알고 있습니다·”

“잘됐네요· 우리는 어제 처음 와서 이곳의 사정을 잘 몰라요· 단 소협이 우리를 안내해 주면 안 될까요?”

“그건····”

“부탁할게요·”

연소소의 목소리엔 애교가 철철 넘쳐흘렀다· 본래의 성격인지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남자라면 누구도 그녀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순간 우태천의 눈에서 불길이 일렁이는 듯했다· 연소소는 그의 이상형이다· 이곳에서 처음 본 그 순간 그녀에게 강한 호감을 느꼈다·

그것이 그가 연소소와 함께 다니는 이유였다· 그런데 그런 연소소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자에게 호감 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다·

우태천의 표정이 소태를 씹은 것처럼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그가 표정을 수습하며 앞으로 나섰다·

“그것도 괜찮겠군· 시간이 남으면 안내 좀 해주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지시하는 듯한 태도였다· 평생 남을 부리는 것에 익숙해 있는 우태천이다· 그에겐 당연한 행동이었지만 진무원에겐 무척이나 거슬렸다·

“미안합니다만 지금은 바빠서 그럴 수 없을 것 같군요· 다음에 시간이 나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큭! 지금은 그럴 수 없다? 하는 일도 없으면서 바쁘다니 차라리 싫으면 싫다고 말하든지· 사내가 되어서 치졸하군·”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았다· 그러자 연소소가 재빨리 나섰다·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단 소협 바쁘시면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그녀의 사과에 우태천의 눈빛이 더 싸늘해졌다· 오히려 그녀의 사과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후!”

진무원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시선이 연소소를 향했다· 뜻하지 않은 상황에 연소소는 어찌할 바를 몰라 입술만 깨물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었다·

‘천생 우물(尤物)이군·’

그녀의 사소한 몸짓 하나에도 남자들은 반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태천처럼 그녀에게 마음을 둔 남자라면 더더욱·

그녀가 의도치 않아도 문제가 일어난다· 바로 그녀를 추종하는 남자들에 의해·

지금 이 순간에도 우태천의 눈빛은 더 강렬해지고 있었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진무원은 벌써 수십 번은 찢기고 해체되었을 것이다·

“안내하지 않을 텐가?”

“미안합니다· 방금 전에도 말했다시피 지금은 좀 바쁘군요·”

“흥! 사내답지 못하군· 차라리 변명이나 하지 말든가? 역시 근본이 없어서 그런 건가?”

“근본?”

순간 진무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 순간에도 우태천의 독설은 계속되고 있었다·

“이래서 근본이 없는 것들은 안 된다니까· 예의와 범절을 배우지 못하니 남에게 민폐나 끼치지·”

“우 공자·”

보다 못한 남수련이 만류했지만 이미 늦었다· 진무원의 눈빛이 변했다·

“그러는 우 소협께서는 얼마나 예의와 범절을 배웠는지 궁금하군요·”

“나를 비꼬는 것인가?”

“그냥 궁금해서 하는 말입니다·”

“감히!”

우태천의 눈꼬리가 치켜 올라갔다· 그의 눈에 살기가 넘실거렸다· 하지만 진무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

“현인(賢人)은 싸우지 않고도 자신을 세우고 범인(凡人)은 시비를 걸지 않고도 스스로의 존재를 확인하나 속인(俗人)은 헐뜯음으로써 자신의 위상을 세우려 하는구나·”

속인이라기보다는 속물이 맞는 표현이었다· 하지만 진무원이 에둘러 말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우태천의 표정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눈썹이 꿈틀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화를 폭발시켰다·

“감히 나를 비난하는 것이냐? 네놈의 오만방자함을 용서할 수 없구나!”

그의 손바닥이 진무원을 향해 활짝 펼쳐졌다· 붉게 물든 손바닥에서 가공할 경력이 뿜어져 나왔다·

우태천의 성명절기인 풍뢰신장(風雷神掌)이었다·

풍뢰신장 하나로 칠소천의 일원이 된 우태천이었다· 비록 창졸지간에 펼친 것이라 제대로 된 위력을 뽑아내긴 힘들었지만 그래도 진무원에게 충분히 훈계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붉은색 벼락이 진무원을 향해 떨어져 내렸다·

“안 돼요 우 소협!”

“이런!”

뒤늦게 남수련과 설공이 경호성을 터뜨렸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기에 그들이 개입하기엔 늦었다·

그 순간이었다·

진무원이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 자리에 있는 자들 중 고수가 아닌 사람은 한 명도 없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진무원의 움직임을 눈치챈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는 풍뢰신장을 펼친 우태천마저도·

진무원이 다시 나타난 곳은 우태천의 오른쪽 옆이었다· 우태천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뭐냐?”

그 순간 진무원의 단봉이 공간을 단축해 들어왔다· 우태천이 급히 몸을 돌리며 풍뢰신장으로 단봉을 막으려 했다·

퍼억!

진무원의 단봉이 우태천의 손바닥과 부딪쳤다· 순간 우태천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크윽!”

우태천의 입술을 비집고 답답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철판보다 단단하게 단련한 손바닥이다· 어지간한 충격은 느끼지도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그는 손바닥이 부서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제기랄!”

우태천이 욕설을 내뱉으며 풍뢰신장을 절초를 펼치려 했다· 하지만 그에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타다다다닥!

진무원의 단봉이 그의 몸을 순식간에 수십 번이나 격타했다· 우태천은 풍뢰신장 중 방어에 특화된 초식인 풍우광혈(風雨狂血)을 펼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의 마음뿐이었다·

고개가 돌아가고 허리가 꺾였다· 어깨와 등 위로 단봉이 떨어져 내렸다· 그는 맹렬한 충격에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다·

내장이 찌르르 울리고 폐가 마비되어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며 모든 것이 희미하게 보였다· 세상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다·

‘무슨?’

퍼억!

그의 고개가 모로 꺾였다· 그리고 모든 것이 검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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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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