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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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7화 : 4장 싸우는 자, 서로를 알아본다 (3)

“휴!”

종리무환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채약란과 공손창 고천후 기산하가 그의 주위에 앉아 있었다· 하나같이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만큼 군마대와의 싸움은 그들의 심력을 극심히 소모시켰다·

철기문의 무인들 뒤쪽으로 탕마군의 소년들과 낭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군마대와의 싸움에서 겨우 살아남은 자들이다· 그나마 종리무환과 철기문의 활약이 없었다면 저들 중 태반은 죽었을 것이다·

특히 탕마군 소년들의 얼굴에는 당혹스러운 빛이 가득했다· 이제까지 그들을 이끌어 온 수장 곽숭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이 년 동안 그들은 단 한 번도 스스로의 판단으로 움직인 적이 없었다· 그들은 항상 엄격한 규율과 관리하에 움직였다· 각자의 판단이나 독자적인 행동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점차 명령을 받는 데 익숙해졌고 그 결과 지금처럼 명령권자의 부재는 그들의 정신을 혼돈의 도가니로 밀어 넣기 충분했다·

낭인들은 겨우 살아남았다는 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암담하기는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음 같아서는 밀야와의 전쟁이고 뭐고 도망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운중천과 계약을 맺었다· 운중천과의 계약을 어기고 중원 땅에서 살아갈 수 있는 자는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이 자유를 찾는 경우는 단 두 가지 경우뿐이었다·

계약 기간이 끝나거나 죽거나·

결국 그들의 선택은 하나뿐이었다· 바로 애초의 계약대로 정해진 전장을 찾아가는 것· 그래서 죽어라 싸우는 것· 하지만 군마대의 위용을 보니 다시 전장으로 찾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거나 지금은 모두가 다 같은 패잔병들이란 말이군·”

종리무환의 시선이 낭인들 뒤쪽에 있는 마차를 향했다· 마부석에는 진무원이 앉아 있었다·

종리무환의 눈빛이 변했다·

‘저자····’

탕마군이나 낭인들은 진무원이 싸우는 것을 보지 못했다· 채약란이나 고천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홍악산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녹초가 되어 있었다· 다른 이들을 살펴볼 여유 따윈 없었다· 하지만 종리무환은 달랐다· 그는 홍악산의 주위에 진법을 펼치면서도 진무원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진무원이 바닥에 떨어진 쇠봉을 주워 든 후부터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못했다· 진무원은 군마대의 무인들이 아닌 말을 노렸다· 종리무환은 그런 식으로도 기마를 상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하지만 아무나 사용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어지간한 무인은 해일처럼 달려오는 기마를 상대로 그렇게 침착할 수 없었다· 설령 종리무환 자신일이지라도·

‘문주님이라면 모르지만 최소한 철기문에서 저자처럼 그렇게 담대하게 기마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진무원이 펼친 무공이었다· 일정한 투로나 초식도 없이 쇠봉을 찔렀을 뿐인데 그 커다란 말이 무릎이 박살 나 픽픽 쓰러졌다·

모르는 사람이 봤다면 그게 무슨 무공이냐고 했을 테지만 종리무환처럼 경지에 오른 무인의 눈에는 진무원의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가 모두 절초로 보였다·

‘무공이 어느 경지를 넘어서면 초식의 구분이 없어진다더니 설마 저자가 그런 경지에 이르렀단 말인가?’

쉽게 믿기지 않았다·

종리무환의 눈에 비친 진무원의 얼굴은 이제 겨우 이십 대 후반에서 삼십 대 초반· 그 나이에 그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소한 종리무환의 상식으로는 그랬다·

‘아니다· 그런 자가 한 명 있었다·’

북검(北劍)이라는 별호로 강호를 질타했던 자·

그가 강호에서 활동한 기간은 불과 여섯 달이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믿을 수 없는 행보와 업적을 이뤄냈다·

그 한 명으로 인해 강호 전체가 요동쳤다· 특히 마지막 순간 운중천의 천라지망을 홀로 돌파한 사건은 아직도 강호의 전설로 남아 있다·

운중천에서는 그때의 사건을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모든 사람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당시 천라지망을 펼치는 데 동원되었던 하급무사들의 입을 통해 조금씩 사건의 전말이 알려졌고 결국 궁금한 것을 참지 못하는 호사가들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진실이 조금씩 드러났고 드러난 진실은 세인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운중천의 수많은 무력 조직이 박살 나고 총관 관대승이 한쪽 팔을 잃고 은둔에 들어갔다·

‘그 외에도 정체불명의 절대고수가 여럿 동원되었지· 하지만 진 소협은 그들의 공세마저 뚫고 천라지망을 벗어났다·’

운중천으로서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북천문을 멸문시킨 일 때문에 대중들의 지탄을 받기 시작한 운중천이었다· 그런 운중천이 오욕을 감수하면서까지 진무원을 제거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만 이 사건은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천하의 운중천이라 할지라도 완벽한 것은 아니란 사실을·

천라지망을 돌파한 후 진무원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운중천은 그가 죽었다고 발표했다· 많은 이가 운중천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몇몇 식견 있는 자들은 운중천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진무원이 어디에선가 살아 있다고 믿었다·

일련의 사건이 있은 후 운중천의 강호 지배력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곳곳에서 운중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문파들이 생겨났다·

운중천은 그런 문파들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강호는 질서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분란의 불씨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언제고 다시 활활 타오를 여지를 남겨둔 채 불씨는 미약하게 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만일 진무원이 살아 있다면 그래서 그가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면 강호는 크게 요동칠 것이다· 종리무환은 그렇게 믿었다·

진무원 이후 많은 이가 강호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진무원만큼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유일한 예외라면 바로 창천무제(蒼天武帝) 담수천뿐이다· 담수천은 삼년전쟁을 통해 엄청난 명성과 기반을 닦았다· 다시 진무원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더라도 견줄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였다·

종리무환의 눈은 날카롭게 단천운으로 위장한 진무원의 전신을 훑었다· 진신절학을 펼치는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진정한 무위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녹록치 않은 무공의 소유자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신성의 출현인가? 공작문의 단천운· 앞으로 주목해야 할 자구나·’

종리무환은 진무원에게 다가갔다·

“도움에 감사합니다 단 소협· 덕분에 살았습니다·”

“제가 한 게 뭐가 있다구요· 다 종리 소협과 철기문 덕분이지요·”

“단 소협이 아니었다면 많은 이가 죽을 뻔했습니다· 적절한 도움 감사합니다·”

종리무환이 정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그런 종리무환의 모습에 진무원이 내심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보았나?’

종리무환이 얼마나 철두철미한 존재인지는 진무원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될 수 있으면 그의 관심을 받지 않았으면 한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무공도 최대한 평범한 것으로 펼쳤다·

종리무환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차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주의해야 했다· 아직은 그가 살아 있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었다·

종리무환이 물었다·

“단 소협은 앞으로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글쎄요·”

“괜찮으시다면 저희 철기문에 들어오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최상의 조건으로 단 소협을 영입하고 싶습니다만·”

“죄송합니다· 아직은 어떤 문파에도 몸을 담고 싶지 않습니다·”

“으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면 언제든 말씀하십시오· 저희 철기문은 모든 문을 열어놓고 단 소협을 기다리겠습니다·”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진무원이 정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그의 태도에서 종리무환은 재고의 여지가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하지만 마음이 상하지는 않았다· 강호에는 자신을 드러내길 원하지 않는 자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리무환이 화제를 바꿨다·

“단 소협께서는 앞으로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일단은 섬서성으로 갈 생각입니다· 그곳에서 다시 감숙성으로 가는 방법을 찾아봐야죠·”

“최종 목적지가 감숙성인 모양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사실 진무원의 최종 목적지는 감숙성이 아닌 사천성이었다· 하지만 그것까지 종리무환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새로운 북천문이 사천성 서부고원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극비 중의 극비였으니까·

“아시겠지만 저희도 섬서성이 목적지입니다· 그러니까 섬서성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진무원의 미간에 골이 파였다·

이 이상 철기문이나 탕마군 등과 얽히는 것을 사양하고 싶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곳에서 섬서성으로 가는 관도는 오직 한 곳뿐이고 뒤쪽에는 군마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 와서 뒤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진무원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럼 섬서성에 도착할 때까지만 함께하죠·”

“탁월한 결정입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단 소협·”

종리무환의 눈이 빛났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대주님·”

홍악산이 무릎을 털썩 꿇었다· 그의 앞에는 커다란 바위가 놓여 있고 바위 위에는 머리카락이 온통 새하얗게 센 오십 대 초로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바위처럼 단단한 체격에 소매 사이로 드러난 팔뚝에는 지렁이 같은 힘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나이답지 않은 탄탄한 체격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노인의 눈빛이었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살기로 번들거리는 눈동자에는 광포한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천하의 홍악산도 노인의 눈빛에 기가 죽어 감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흠!”

노인의 시선이 홍악산의 뒤를 향했다·

그곳에 엉망이 된 군마대의 무인들이 보였다· 최소 서른 명 이상의 무인이 죽거나 다쳤다· 군마대가 중원에 진출한 이후 최악의 피해였다·

“그러니까 운중천의 정예와 격돌한 것도 아니고 보급품을 약탈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었다는 말이군· 천하의 군마대가· 크큭!”

노인이 살기 어린 웃음을 토해냈다· 그에 홍악산의 얼굴에 긴장의 빛이 어렸다·

노인의 이름은 척천경· 바로 군마대의 대주였다·

척천경의 곁에는 이제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년의 무인이 서 있었다· 핏빛 전포와 똑같은 핏빛 갑주를 입고 있는 중년무인의 이름은 포영휘· 홍악산과 같은 군마대의 부대주였다·

같은 부대주였지만 포영휘는 홍악산보다 강했다· 마찬가지로 그가 이끄는 이대 역시 홍악산이 이끄는 삼대보다 훨씬 더 강하고 치밀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다· 척천경이 이끄는 일대는 그들보다 강했다·

그만큼 군마대의 무력 차이는 현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 같은 군마대였고 척천경의 휘하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홍악산이 이끄는 삼조의 피해는 척천경은 물론이고 포영휘에게도 큰 수치였다· 포영휘는 경멸 어린 시선으로 홍악산을 바라보았다· 그에 홍악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래서 놈들은 어떻게 됐느냐? 설마 그냥 도주하도록 내버려 둔 것은 아니겠지?”

“죄송합니다 대주님·”

홍악산이 쿵 소리와 함께 머리를 바닥에 찧었다· 이마가 찢어져 피가 얼굴을 덮었지만 홍악산은 개의치 않았다·

“자세히 말해보거라·”

척천경의 물음에 홍악산은 보급품의 약탈 과정에서 있던 일을 자세히 설명했다· 특히 종리무환을 비롯한 철기문과 싸웠던 광경을 자세히 묘사했다· 척천경은 그의 말을 들으면서 부상자들과 사망자의 상처를 자세히 살폈다·

“이거 재밌군·”

“예?”

“이들이 입은 상처가 재밌다는 말이다·”

척천경은 목젖이 짓이겨져 숨이 끊어진 무인을 가리켰다·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지독히도 효율적이다· 딱 죽기 좋은 부위에 죽기 좋을 만큼의 힘만 가격했다·”

“그건····”

“이 상처를 입힌 놈에 대해서 말해보거라·”

“그는····”

홍악산이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다· 그 시각 그는 채약란 고천후와 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홍악산을 대신해 다른 무인들이 증언했다· 쇠봉을 귀신처럼 쓰던 평범한 얼굴의 무인 진무원에 대해서·

“그런 놈이 숨어 있었단 말이지?”

“대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포영휘가 물었다·

“놈들을 추적한다·”

“저희에게 내려진 명령은 후방의 교란입니다만····”

“흐흐! 그따위 명령보다는 내 새끼들의 목숨이 소중해· 이놈들을 이렇게 만든 놈들의 면상을 봐야겠다·”

“알겠습니다·”

척천경의 말에 포영휘가 고개를 숙였다· 척천경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그 역시 이대로 넘어갈 생각이 없었다· 아무리 덜떨어진 존재라고 하지만 그들 역시 군마대 소속임이 분명했으니까·

“놈들을 추적한다·”

군마대에 지상명령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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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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