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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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화 : 5장 그래도 괜찮다 (2)

광기가 회오리치고 있었다· 그 중심에 그녀가 있다·

지난 칠 년 동안 단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는 그녀가 여전히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칠 년이란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여전히 그녀만큼은 기억 속의 모습 그대로 멈춰 있었다·

“한··· 설·”

진무원의 목소리가 절로 떨려 나왔다·

광기의 소용돌이 중심에 서 있는 소녀는 은한설이 분명했다· 언제나 고요하기만 하던 진무원의 가슴에 격랑이 일었다·

진무원은 애써 떨림을 감추며 은한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칠 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그녀를 향한 그리움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은한설을 보는 순간 진무원은 그 사실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호호호!”

은한설은 교소를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환상적이던 은발도 어느새 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은한설의 주위엔 죽음의 기운만이 가득했다· 은한설을 포위하고 있는 군웅들의 얼굴엔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 특히 은한설의 광기를 폭발시킨 무당파 도사들의 표정은 공포 그 자체였다·

“뭣들 하는 것이냐? 절대로 물러서지 말거라!”

운상 진인이 무당파의 제자들과 군웅들을 독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미 공포에 잠식된 군웅들은 은한설의 곁에 접근하길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담수천이 조용히 고개를 내저었다·

“하는 수 없군·”

이 이상 그녀를 내버려 두면 죽음만이 난무할 뿐이다· 더 이상 군웅들의 죽음을 방관할 수는 없었다·

“무인 대 무인으로 승부를 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은 그의 개인적인 승부욕보다는 군웅들의 안위가 우선이었다·

담수천이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릴 때였다· 갑자기 군웅들 사이를 헤치고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담수천은 단숨에 그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진 소협?”

그는 바로 진무원이었다·

그가 흘깃 담수천을 바라보았다· 그는 담수천이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단숨에 알아차렸다·

진무원이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담수천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도 진무원과 은한설의 사이를 알고 있었다· 칠 년 전 그들에겐 서로가 전부였다· 그리고 이제 칠 년이란 세월을 건너뛰어 최악의 형태로 조우했다·

‘나까지 그들을 힘들게 할 필요는 없을 터·’

담수천은 끌어 올린 공력을 풀었다· 그러자 진무원이 그에게 살짝 목례를 했다·

“한설·”

진무원이 은한설을 향해 다가갔다·

순간 은한설이 움찔하며 진무원을 바라보았다· 광기로 가득하던 그녀의 눈동자에 처음으로 파문이 일었다·

“한설 나다·”

“····”

“나 무··· 원이다 한설·”

순간 은한설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 있다·

“무··· 원?”

“그래 한설· 나 무원이다·”

“무원 무원·”

광기에 지배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은한설은 몇 번이나 진무원의 이름을 되뇌었다·

그녀의 가슴에 파문이 일었다· 광기가 가득한 붉은 눈동자에 진무원의 모습이 가득 담겼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진무원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이 진무원의 뺨을 더듬었다· 비록 피에 물들었지만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진무원이 눈을 감았다·

‘한설·’

그의 몸이 떨렸다· 칠 년 만에 다시 느끼는 그녀의 온기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 했다· 진무원은 애써 눈물을 참으며 다시 눈을 떴다·

그의 망막 가득 은한설의 모습이 들어왔다· 비록 광기에 물들었어도 피에 물들어 있어도 진무원의 눈에는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답게 보였다·

“보고 싶었다·”

“으으!”

진무원의 말에 은한설이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머릿속에서 이성과 광기가 싸우고 혼돈과 기억이 소용돌이쳤다· 그리고 마침내 혼돈의 끝자락에서 희미한 이름 하나를 떠올렸다·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나직한 목소리·

“진··· 무원 나의 무원·”

그녀의 눈동자를 잠식하고 있던 혈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더불어 일대를 잠식하고 있던 지독한 광기가 점점 옅어졌다·

진무원이 그런 은한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은한설을 잊지 않았듯이 그녀 역시 자신을 잊지 않았다·

그거면 충분했다· 지난 칠 년의 기다림은·

진무원이 손을 뻗었다· 손끝에 은한설의 볼이 느껴졌다· 칠 년 만에 느끼는 그녀의 온기이다· 그녀의 볼을 어루만지는 진무원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한설 나는····”

그때였다·

쐐액!

갑자기 한줄기 파공성이 터져 나왔다·

“위험하오·”

담수천의 음성이 뒤늦게 울려 퍼졌다·

순간 진무원의 몸이 섬전보다 빠르게 휘돌며 은한설 앞으로 검집을 내뻗었다·

티잉!

검집에 막힌 암기가 힘없이 바닥에 떨어졌다· 누군가 암기로 은한설의 목숨을 노린 것이다·

“흐으!”

은한설의 눈동자가 다시 붉은색으로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애써 진정시킨 광기와 마기가 다시 그녀의 뇌리를 장악한 것이다·

진무원이 은한설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은한설은 그만큼 뒤로 물러났다·

“한설·”

“호호호!”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광기 어린 교소가 울려 퍼졌다· 그녀의 몸을 중심으로 광기와 마기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은한설의 시선은 암기가 날아온 방향을 향해 있었다· 암기는 군웅 사이에서 날아왔다· 그녀의 눈에 살기가 일렁였다·

그녀의 양손에는 어느새 두 개의 조그만 륜이 들려 있었다· 월광륜이다· 그녀가 암기가 날아온 방향을 향해 월광륜을 날렸다·

위잉!

월광륜이 예의 소름 끼치는 소음을 흘리며 군웅들을 살육하려 했다· 이미 월광륜의 위력을 경험한 군웅들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뒤로 물러났다·

그 순간 진무원의 외침이 크게 울려 퍼졌다·

“한설!”

진무원이 월광륜을 대신 막아섰다·

이유야 어쨌든 은한설의 광기를 진정시켜야 했다· 이대로 폭주하는 것을 놔뒀다가는 군웅뿐만 아니라 그녀의 목숨이 위험했다·

‘그녀의 광기는 결코 정상이 아니다·’

그가 아는 은한설은 결코 광기에 쉽게 잠식될 인물이 아니었다·

‘저 륜 때문인가?’

진무원의 시선이 월광륜을 향했다·

월광륜에서는 실로 지독한 마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무원조차도 버겁게 느껴질 정도의 강력한 마기였다·

까앙!

진무원은 설화로 월광륜을 쳐 냈다· 그러자 튕겨 나간 월광륜이 크게 궤적을 그리며 다시 진무원에게 날아왔다·

그렇지 않아도 표면에 잔금이 수없이 간 설화가 위태로운 검명을 흘려냈다· 설화의 내구성이 거의 한계에 달한 것이다·

‘조금만 더 버텨다오 설화야·’

진무원은 설화에 공력을 집중했다· 그러자 설화의 검명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진무원은 월광륜을 쳐 내며 은한설에게 접근했다·

다시 광기가 폭발한 은한설의 기세는 그야말로 가공했다·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살기를 발산하며 월광륜을 조정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안 된다· 이곳엔 그녀를 자극하는 것이 너무나 많아· 일단 조용한 곳으로 그녀를 유인해야 해·’

일단 결정을 내리자 진무원의 행동엔 망설임이 없었다·

“한설!”

진무원이 은한설을 공격했다· 그녀가 감히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말이다· 그러자 은한설이 진무원을 향해 살기를 폭발시켰다·

후와앙!

월광륜이 더욱 살벌한 기세로 진무원을 향해 날아왔다·

진무원은 그대로 군웅 반대편으로 몸을 날렸다· 그 뒤를 월광륜과 은한설이 따랐다· 두 사람의 모습은 순식간에 사람들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제야 군웅들이 긴장을 풀며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하지만 운상 진인은 달랐다·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것이냐 어서 마녀를 쫓지 않고!”

“하오나····”

“우리의 힘으로는 무리입니다· 진인께서도 마녀의 무위를 보지 않았습니까?”

무당파의 도사들과 군웅들이 하소연을 했지만 운상 진인은 막무가내였다·

“강호의 정의를 위한 일이다! 너희도 보지 않았더냐? 마녀가 얼마나 극악한지!”

운상 진인의 채근에도 불구하고 무당파의 도사들과 군웅들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그만큼 그들이 느낀 공포는 엄청난 것이었다·

무당파의 도사들까지 움직이려 하지 않자 운상 진인의 시선이 한쪽에 서 있는 담수천을 향했다·

“자네·”

“예?”

“뭐 하는 것인가 어서 마녀와 그자를 쫓지 않고?”

“제가 말입니까?”

“자네는 창천고성이 아닌가? 당연히 강호의 마녀를 척살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아니던가?”

담수천이 대답 대신 미간을 찌푸렸다·

운상 진인의 말 중에 틀린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의 말에 묘한 반발심이 들었다·

“자네는 강호를 살아가는 자일세· 이 이상 마녀가 분탕질을 치게 놔두었다간 자네가 살아가야 할 강호가 존재하지 않게 될 걸세· 무엇보다 그녀는 백야마녈세· 밀야의 사대마장 중 하나이자 살아 있는 재앙이라 불리는 마녀란 말일세· 그런 마녀를 처단하는 일에 왜 망설이는가?”

“망설이는 게 아닙니다 진인·”

“아니면?”

운상 진인이 담수천을 몰아붙였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언성을 높이는 그의 모습에서 수양 깊은 도인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욕망과 탐욕이 결합된 그의 눈빛에 담수천은 자신도 모르게 진저리를 쳤다·

“자네가 정 이렇게 나온다면 내 운중천에 직접 고변하지·”

“뭐라고 말입니까?”

“강호의 신성인 창천고성이 강호의 공적을 잡는 데 방관했다고 말일세· 그런 자네의 평판이 얼마나 나빠질지 짐작이 가겠지?”

“지금 저를 협박하는 겁니까?”

“사실을 말하는 걸세·”

“그럼 진인께서는 왜 직접 움직이지 않는 겁니까? 진인께서 그렇게 역설하는 마녀를 척살하기 위해 왜 움직이지 않는 겁니까? 무당파의 도사들이 그렇게 죽어나갈 때 진인은 왜 그들 뒤에 서 계셨던 겁니까?”

“자네가 감히····”

운상 진인의 수염이 푸들푸들 떨렸다· 담수천은 그런 운상 진인의 모습을 냉소 어린 표정으로 지켜보았다·

그가 제일 경멸하는 부류가 바로 운상 진인과 같은 자였다·

자신은 절대로 앞으로 나서지 않고 뒤에서 선동하는 자들·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해 수십 수백 명의 희생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운상 진인과 같은 자였다·

강호의 불행이라면 운상 진인과 같은 자들이 지배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담수천에게도 큰 불행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제 담수천이 그의 말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아도 될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그에겐 창룡회라는 든든한 정치적인 기반이 있고 서문혜령이라는 걸출한 책사가 있었다· 그리고 척마대라는 행동대가 있었다· 운상 진인이 어떻게 행동하든 어떤 모략을 쓰든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그런 그의 자신감이 눈빛으로 표출되었다·

“으으!”

결국 그의 눈빛에 질린 운상 진인이 먼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담수천은 그런 운상 진인의 모습에 시선 한번 주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진무원과 은한설이 사라진 곳을 향해 있었다·

‘아직은 자네와 나의 시대가 아닌 것 같군· 자네와 다시 만나게 될 때 새로운 시대가 열릴 걸세· 기대해 보지· 누가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게 될지·’

그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전장을 떠나갔다·

운상 진인과 군웅들이 망연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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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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