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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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 3장 강호는 넓고 사람은 많다 (3)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검은 인영이 있었다· 얼굴에 복면을 뒤집어쓴 검은 인영은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방 안에는 모두 세 사람이 잠을 자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져들었는지 미동조차 없었다· 검은 인영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누워 있는 남자들을 향해 다가갔다·

‘제기랄! 제발 깨지 마라· 제발·’

검은 인영은 떨리는 손으로 맨 왼쪽에 자고 있는 남자의 품을 뒤졌다· 다행히 남자는 잠에 깊숙이 빠졌는지 검은 인영이 품을 뒤지는데도 미동조차 없었다·

검은 인영의 손에 묵직한 감촉이 전해졌다·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물건을 찾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손을 빼냈다·

남자의 품을 빠져나온 그의 손에는 묵직한 돈주머니가 들려 있다· 처음부터 그의 목적은 남자의 품에 있는 돈주머니였다· 검은 인영은 쾌재를 부르며 방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때였다·

“거 간덩이가 부을 대로 부은 놈이구만·”

“헉!”

갑자기 들려온 차가운 냉소에 검은 인영의 몸이 딱 얼어붙었다·

검은 인영이 뒤돌아보자 잠들어 있던 남자 중 두 명이 일어나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검은 인영을 바라보는 이는 바로 진무원과 하진월이었다· 그들은 예상치 못한 밤손님의 등장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진월이 혀를 찼다·

“쯧쯧! 하필 훔칠 대상이 없어서 강호인을 노리다니··· 머리가 빈 거냐 아니면 겁대가리를 상실한 것이냐?”

“제길!”

검은 인영이 훔친 돈주머니의 주인은 바로 당기문이었다· 당기문은 불청객이 돈주머니를 훔쳐 갔다는 사실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검은 인영은 급히 얼굴을 가리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 모습을 잠시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하진월이 진무원에게 말했다·

“나는 다시 잘 테니 저 녀석은 네가 알아서 해결하거라·”

하진월은 진무원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다· 진무원은 가늘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은 인영을 쫓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바닥 곳곳에 급히 뛰어간 흔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객잔에서 이백 장가량 떨어진 골목에서 검은 인영을 찾아냈다· 그는 막다른 골목에 막혀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진무원이 그에게 말했다·

“돈주머니만 돌려주십시오· 그러면 고이 보내주겠습니다·”

“못 줘! 이건 내 거야!”

검은 인영이 당기문에게서 훔친 돈주머니를 등 뒤로 숨겼다· 그 모습에 진무원이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건 당신 것이 아닙니다·”

“뭐라고 해도 못 줘· 이제부터 이건 내 거야·”

갑자기 검은 인영이 허리에서 검을 꺼내 진무원을 향해 겨눴다· 순간 진무원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검을 꺼냈다는 것은 상대를 상하게 하겠다는 의도이다· 단순히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진무원이 그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 검을 내려놓는 것이 좋을 겁니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다가오면 죽을 줄 알아!”

검은 인영의 음성에는 나름의 살기가 담겨 있었다· 그의 각오가 담겨 있는 것이다·

진무원이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검은 인영이 진무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격에 제법 힘이 담겨 있다· 그리고 검격은 진무원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진짜로 목숨을 노린 것이다·

진무원이 고개를 꺾으며 검은 인영의 검격을 피했다·

그의 눈빛이 깊이 침잠됐다· 검은 인영의 망설임 없는 살수에 화가 살짝 치민 것이다·

남을 그렇게 쉽게 죽일 생각을 하면서 죽음의 사신이 왜 자신에겐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남을 죽일 수 있다면 자신 역시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상대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검을 휘둘러 오는 상대를 향해 진무원이 두 손가락을 뻗었다· 검과 손가락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쩌엉!

순간 검은 인영이 들고 있던 검이 산산조각 나서 비산했다· 진무원의 독문절기인 쇄병지였다·

“헉! 내 검이··· 안 돼!”

검은 인영이 산산이 부서져 내리는 검을 보며 망연자실한 눈빛을 했다· 잠시 부서진 검을 바라보던 검은 인영이 갑자기 진무원을 향해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다·

“이익! 내 검을 부수다니! 그게 어떤 검인데!”

그의 주먹이 진무원의 요혈을 노렸다·

정확성은 제법이었지만 힘이 한참이나 부족했다· 진무원과 같은 고수는커녕 시중의 삼류무인들을 상대하기에도 벅차 보였다·

진무원이 그의 손목을 잡아 가볍게 꺾었다·

우두둑!

“크악!”

손목이 탈골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인영의 몸이 옆으로 따라 돌아갔다· 진무원은 바닥에 누워 버둥거리는 검은 인영이 쓰고 있는 복면을 벗겼다· 그러자 본래의 얼굴이 드러났다·

“당신은?”

진무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분명 어디선가 한 번 본 적이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금방 기억을 떠올렸다·

‘사천의 서부고원을 빠져나온 후 하루 머물렀던 마을· 그곳 촌장의 아들·’

검은 인영의 정체는 명류산이었다·

명류산은 진무원의 발밑에 깔린 채 망연히 부서진 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전 재산이라 할 수 있는 은자 한 냥을 주고 산 검이다· 그런 검이 채 하루도 써보지 못하고 부서진 채 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명류산이 진무원을 노려봤다·

“이익! 네놈을 용서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이 당기문의 돈주머니를 훔쳤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분노했다· 그만큼 검이 부서진 것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그런 명류산의 태도에 진무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당신은 남의 주머니를 노렸습니다· 목숨을 잃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하십시오·”

이보다 하찮은 이유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곳이 강호다· 실제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진무원이 주머니를 빼앗으며 제압하고 있던 팔을 풀어줬다· 명류산이 탈골된 손목을 부여잡으며 일어났다·

“네가 뭘 알아? 너처럼 편하게 무공을 익힌 놈이 뭘 안다고 헛소리야? 씨발!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편하게 무공을 익혔겠지· 나도 그 정도 배경만 있었으면 너 정도는 문제가 아니야·”

“좋은 집안? 배경?”

“왜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그러니까 그렇게 강해진 것 아냐? 씨발!”

진무원이 말없이 명류산을 바라보았다·

명류산의 얼굴에는 자책감 대신 분노만 가득했다· 세상의 모든 분노를 그 한 몸에 가진 것 같은 표정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주머니를 훔친 겁니까? 당신도 강해지고 싶어서?”

“그래! 운중천까지 가려는데 여비가 모자라서 조금 빌리려 했다· 있는 놈 것 좀 나눠 쓰자는 게 그렇게 나쁜 일이냐? 그깟 몇 푼 운중천에서 출세해 갚으면 되잖아· 나도 운중천에 들어가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다고·”

“당신은 잘못 알고 있군요· 그렇게 해서 강해질 수 있으면 세상에 약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겁니다·”

“개소리하지 마 새꺄! 너같이 있는 놈들이나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우리같이 밑바닥을 전전하는 삶이 뭔지 알아? 하긴 금 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새끼가 뭘 알겠어? 금 수저 좀 나눠 갖자는 게 그리 잘못된 거야?”

진무원은 명류산이 철저하게 뒤틀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온통 세상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 진무원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그는 결코 듣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태도는 아마 다른 곳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당신은 좀 맞아야 할 것 같군요·”

“뭐?”

“맞아 죽지 않으려면 최선을 다하십시오·”

순간 진무원의 모습이 명류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가 도저히 인지할 수 없는 엄청난 속도로 이동한 것이다·

퍼억!

소성과 함께 명류산의 허리가 새우처럼 꺾였다· 진무원이 검집으로 복부를 때린 것이다·

“꺼억!”

명류산이 거품을 물었다· 강렬한 충격에 속이 뒤집어지면서 위액이 식도를 타고 역류했다· 하지만 진무원의 공격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했다·

검집이 명류산의 옆구리와 얼굴을 강타하기 시작했다·

퍼버벅!

연신 타격 음이 울려 퍼졌다·

설화가 강타할 때마다 명류산은 뼛속까지 울려 퍼지는 고통에 비명을 내질렀다·

그가 반격을 하려 했다· 그에겐 삼 년 동안 성도의 무관에서 익힌 무공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육체는 그의 의지를 배반했다·

그렇게 열심히 수련했는데 어떤 초식을 펼쳐야 하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머릿속은 하얗게 지워지고 손발은 따로 놀았다·

설화는 명류산의 허점을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별로 힘주어 때리는 것 같지도 않는데 극심한 고통이 밀려왔다·

‘씨팔!’

그는 가차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진무원에게 분노했다· 얻어맞으면서도 진무원을 향한 그의 분노는 전혀 사그라들 줄 몰랐다· 하지만 그가 분노를 불태울수록 진무원의 공격 또한 더 매서워졌다·

그는 통증이 극대화되는 부분만 골라서 때렸다·

툭! 퍼억!

명치를 때린 검집이 크게 휘돌아 목젖을 강타했다· 두 곳 모두 자칫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요혈이다·

죽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최대한 고통을 느끼게 힘 조절을 했다·

“크억!”

명류산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이젠 자존심이고 뭐고 없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서 그냥 기절하고 싶었다· 하지만 진무원이 그렇게 내버려 두지 않았다·

진무원은 명류산이 정신을 잃지 않도록 통점(痛點)을 최대한 자극했다· 살짝 치는 것 같아도 명류산이 느끼는 고통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

더 맞으면 죽을 것 같았다· 이젠 자존심이고 뭐고 따질 때가 아니었다· 그래도 그는 이를 악물고 참았다·

진무원에게 빌고 싶지는 않았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설령 맞아 죽더라도 절대 빌지 않겠다·’

설화가 강타할 때마다 명류산의 몸에 피멍이 들었다·

명류산은 그야말로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젠 무공이고 뭐고 본능에 의지해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다·

옆구리가 제일 아팠기에 팔을 최대한 가까이 붙였다· 명치를 얻어맞으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주먹으로 가렸다· 뻣뻣하게 서 있는 것보다 몸을 굽히는 것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다 보니 묘한 자세가 됐다· 두 주먹으로 상체의 상하를 가린 채 금방이라도 뛰어나갈 듯한 극단적인 자세다· 그 상태로 진무원의 검을 피하기 위해 상체를 이리저리 흔들었다· 물론 그렇다고 진무원의 검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좀 전보다는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다·

쉬익!

진무원의 공격이 더 매서워졌다· 파공음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날카로워졌다· 그의 공격에 그나마 남아 있던 명류산의 정신이 완전히 날아갔다·

그를 지탱하는 것은 살아야겠다는 본능뿐이었다·

움찔움찔!

파공음이 울려 퍼질 때마다 명류산의 몸이 절로 반응했다· 이젠 완전히 생존본능이 이성을 압도하고 있었다·

설화를 회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좀 더 간결하고 빨라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완전히 탈진했는지 그의 몸이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졌다·

쿵!

그제야 진무원은 설화를 거둬들였다·

명류산은 게거품을 게워 올리며 혼절했다· 그의 전신은 진무원이 남긴 피멍으로 가득했다·

진무원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분명 처음엔 엉망이었는데 어느새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자세와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일정 부분은 진무원이 의도한 바다·

명류산과 같이 앞뒤 가리지 못하는 성격은 쉽게 맞아죽기 십상이다· 강호는 명류산과 같은 자의 뒤틀린 소리를 들어주지 않으니까· 그래서 어디 가서 맞아죽지나 말라는 의미에서 제대로 맞는 법이라도 각인시켜 주려 했다· 그것이 기꺼이 하룻밤 거처를 제공해 준 촌장에 대한 조그만 보상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명류산의 반응이 진무원의 예상을 초월했다·

내공도 형편없고 성취도 보잘것없었지만 그를 뛰어넘는 어떤 본능이 있었다· 아마도 명류산을 가르친 무관의 관주는 그를 제대로 가르칠 방법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맞으면서 성장하는 부류인가?”

강호는 넓고 사람은 많다· 하지만 이런 부류는 진무원도 처음이었다·

“흠!”

진무원은 기절한 명류산을 어깨에 들쳐 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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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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