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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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 6장 은혜는 잊어도 원한은 절대 잊지 않는다 (1)

뜻밖에도 하진월과 당기문은 무척이나 죽이 잘 맞았다· 하진월이 합류한 그 순간부터 당기문은 수레로 자리를 옮기더니 대작을 하기 시작했다·

의술로 시작한 두 사람의 대화는 천문 지리까지 이어졌고 그 영역을 끝없이 확장해 갔다· 그런 두 사람의 대화는 종리무환까지 끼어들면서 정점에 달했다·

처음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던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자 이내 신경을 끄고 갈 길을 갔다· 하지만 하진월의 합류로 인해 분위기가 한껏 들뜬 것은 사실이었다·

운남성에 들어올 때와 반대로 패권회가 있는 곤명은 들르지 않았다· 이미 윤자명을 구했기에 패권회와 굳이 얽힐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운남성을 벗어날 때까지만 함께하기로 했기에 진무원은 공진성이 이끄는 대로 따랐다·

어느새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공진성은 보표들에게 서둘러 노숙할 준비를 하라고 했다· 다행히 근처에 제법 큰 개울이 흐르고 있었고 그 앞에 수십 명이 능히 머물 만한 공터가 있었다·

보표들은 마차로 둥근 방벽을 세우고 불을 피웠다· 개울에서 물을 떠와 모닥불 위에 걸린 커다란 솥에 가득 채웠다· 각종 건량과 야채가 솥에 들어가고 금세 정체불명의 죽이 완성되었다·

보표들에게 배급이 돌아가고 진무원도 한 그릇 받아 들었다· 보기엔 그다지 좋지 않아도 한 끼 식사로는 손색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도 진무원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곁에 있던 황철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공자님?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냥 가슴이 답답해서요·”

“예?”

“마치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고 허전하네요·”

이곳에 오는 내내 그랬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발목을 잡아끄는 것처럼 무겁고 머릿속이 헝클어져 있었다· 그 때문에 쉽게 마음의 평정심을 찾기 힘들어 심상을 이용한 수련도 할 수 없었다·

진무원의 대답에 황철의 표정 역시 덩달아 심각해졌다· 진무원과 같은 고수의 평정심은 단단한 바위와도 같아서 결코 쉽게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평정심이 흔들렸다면 분명 무언가 그의 심리 기저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때 황철의 뇌리에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혹시····”

“예?”

“그 검 때문이 아닐까요?”

“설화 말입니까?”

“예 그 검을 만든 검은 돌을 가져온 부족의 터전이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이곳에서 북쪽으로 십여 리만 더 올라가면 검현산(劍玄山)이라는 곳이 나옵니다· 검현산 북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그 부족의 터전이 있습니다·”

“가봐야겠습니다·”

진무원이 그릇을 놓고 일어났다·

“지금 당장 말입니까?”

“예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지금 갔다 오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럼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굳이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검현산은 보기보다 험하고 깊어서 길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길잡이가 필요하실 겁니다·”

황철이 일어났다· 그의 의지가 너무나 확고해 보여 진무원은 더 이상 거절하지 못했다·

진무원은 일행에게 검현산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혹시 늦으면 뒤따라갈 테니 기다리지 말고 먼저 출발하라고 했다·

두 사람은 일행이 노숙하는 곳을 떠나 검현산으로 출발했다· 진무원은 황철의 속도에 맞췄다· 황철의 경공술은 그리 뛰어나지 않았지만 웅혼한 내공 덕분에 매우 빠른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황철은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내공을 써도 마를 것 같지 않고 지칠 것 같지도 않았다· 예전의 그였다면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황철이 곁눈질로 진무원을 슬쩍 바라봤다· 자신이 최고의 속도로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조를 맞추는 진무원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숨소리도 거칠어지지 않았다·

‘공자님의 성취는 이미 내가 감히 짐작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셨구나· 주군께서 살아 계셔 이 모습을 봤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진관호를 떠올리자 금방이라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진관호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은 지 벌써 십 년이 흘렀지만 황철은 아직도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

황철은 억지로 눈물을 참고 웃으려 했다· 행여나 자신 때문에 진무원까지 울적해지는 것은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슴이 먹먹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황철은 진무원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 더욱 속도를 높였다·

휙휙!

주변의 경관이 빠른 속도로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달빛 아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희미한 달빛 아래 형체만 겨우 드러낸 거대한 산이 보였다· 검현산이었다·

“휴우!”

그제야 황철이 멈춰 서며 큰 숨을 토해냈다·

진무원도 멈춰 서서 검현산을 바라보았다· 허리에서 강한 떨림이 느껴졌다· 설화가 나직이 울고 있었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것이 반가운 듯 칭얼거리는 것 같았다·

‘역시 설화 때문이었나?’

진무원이 설화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설화의 강렬한 떨림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아직 길이 남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황철이 약간은 근심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마을은 금세 폐허가 되게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은 금세 초목으로 뒤덮여 흔적을 찾기 힘들다· 그가 이곳에 들른 것이 벌써 십 년 전의 일이다· 아직까지 길이 남아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황철은 오래전 기억을 더듬으며 수풀을 헤치고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진무원은 그 뒤를 조용히 따랐다· 갑작스런 사람의 등장에 풀벌레들의 울음소리마저 끊긴 숲 속은 너무나 고요했다·

황철의 말처럼 검현산은 무척이나 험준했다· 애뇌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위험한 계곡과 만장 절벽들이 첩첩히 앞을 막고 있었다·

계곡을 건너고 절벽을 올랐다· 그렇게 한참을 나가다 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

황철이 높다란 바위 위에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저깁니다·”

황철이 가리킨 곳은 사자가 포효하는 듯한 형상의 봉우리 아래 위치한 평지였다· 평지는 사람 키 높이까지 오는 풀로 뒤덮여 있었는데 집의 잔해로 추정되는 나무 기둥들이 군데군데 삐져나와 있었다·

“이곳이····”

징징!

애써 진정시켜 놓은 설화가 다시금 거센 울음을 터뜨렸다· 설화의 검명은 근처에 있는 황철의 가슴마저 진탕시켰다·

“크윽!”

생각지도 못한 요기에 황철이 가슴을 부여잡으며 급히 공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가슴이 겨우 진정됐다·

“무슨 검이····”

황철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설화를 바라보았다· 진무원에게 요검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요기를 경험해 본 것은 처음이다·

진무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할 수 없었다· 설화의 요기가 진무원의 가슴마저 진탕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무원은 설화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왠지 눈물이 나려 했다· 자신의 감정이 아니었다· 설화의 감정이었다·

진무원은 자신도 모르게 설화가 이끄는 대로 걸음을 옮겼다· 설화의 검명에 이끌려 그가 향한 곳은 마을의 뒤쪽에 있는 커다란 동굴이었다·

동굴 안쪽에는 부족의 조상을 모시던 사당이 있었는데 철저하게 파괴되어 흔적만이 겨우 남아 있었다·

“이곳입니다· 이곳에서 그 돌을 가져왔습니다·”

“생존자는 아예 없는 겁니까?”

“제가 왔을 때는 생존자가 없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살아났는지 황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예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목불인견의 참상이 벌어져 있었다· 수많은 부족민이 죽어 있었고 그들이 키우던 짐승까지도 몰살을 당했다· 집은 대부분이 타거나 부서졌고 거리엔 온통 피 냄새만이 가득했다· 평화롭게 살아가던 수백여 명의 소부족이 그야말로 몰살을 당한 것이다·

“지금도 저는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이곳의 그 무엇이 무림인들을 끌어들였고 멸망으로 이끌었는지····”

이곳은 사방이 산으로 막힌 곳이었다· 근처에 이권이 될 만한 요소라고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 딱히 무림인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곳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무림인들이 들어와 몰살시켰다는 것은 그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진무원은 동굴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동굴 안쪽은 천장이 무너졌는지 돌무더기로 막혀 있었다·

진무원은 돌무더기를 바라보았다· 돌무더기 너머에서 강한 끌림이 느껴졌다· 그를 증명이라도 하듯 허리에 찬 설화가 더욱 강한 검명을 토해내고 있다·

진무원은 돌무더기를 하나씩 옮기기 시작했다· 황철이 그를 도왔다· 이유는 묻지 않았다· 진무원이 하는 행동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황철이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 동안 돌무더기를 치웠다· 그러자 이제까지 숨어 있던 안쪽의 풍경이 드러났다·

안쪽의 풍경을 확인하는 순간 진무원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질겅질겅 깨물었다· 황철의 표정 역시 딱딱하게 굳었다·

“이건?”

돌무더기로 은폐되어 있던 동굴 안에는 수많은 시신이 짐짝처럼 쌓여 있었다· 오랫동안 밀폐되어 있던 공간에 있던 탓인지 시신들은 썩지 않고 목내이가 되어 있었다· 시신들의 앞에는 커다란 웅덩이가 있었다·

“그럼 그때 밖에서 본 시신이 다가 아니었단 말인가?”

황철의 목소리가 절로 떨려 나왔다·

목내이가 된 시신의 수는 무려 백여 구가 넘었다· 시신에서는 고약한 악취가 흘러나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진무원은 악취를 무릅쓰고 목내이가 된 시신에 다가가 자세히 살폈다·

“이들은 모두 여자군요·”

“그럼 여자들만 모두 따로 모았단 말입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으음!”

황철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백 구의 시신 모두가 여자····’

무언가 생각이 날 것 같은데 명확하게 떠오르지가 않았다·

시신들의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목내이가 된 지 너무나 오래되어 진무원의 손이 닿을 때마다 말라비틀어진 살점이 부서져 내렸다· 진무원은 목내이가 부서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며 자세히 살폈다· 그 결과 목내이의 목과 팔목에 십자 모양의 날카로운 자상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무래도 이 상처를 통해 체내의 피를 모두 뽑은 것 같군요· 그래서 시신이 목내이가 된 거구요·”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시신의 피를 모조리 뺀답니까? 미치지 않고서야·”

“정말 이곳을 패권회가 전멸시킨 것이 맞습니까?”

“일단은 소문은 그렇게 났습니다· 왜 그러십니까?”

“피를 모두 빼앗긴 채 목내이가 된 시신 그리고 이 구덩이 누군가 마공을 익힌 것 같습니다·”

“마공?”

“타인의 생혈을 이용해 익히는 마공 혹시 생각나는 것 있습니까?”

황철이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백룡상단을 따라 천하를 수없이 돌아다녀 제법 견문이 넓다고 자부하는 그였지만 여인의 생혈을 이용해 익히는 마공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공자님께서는 아시는 것이 있습니까?”

“어릴 적에 북천문의 어른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슨···?”

“여인의 생혈을 이용해 내력을 높이는 마공이 있다고· 여인의 피를 많이 흡수하면 할수록 그 위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 마공이··· 존재한단 말입니까?”

“십자혈마공(十字血魔功) 그 극악한 위력과 인성의 파괴 때문에 오래전 강호에서 금지 마공으로 규정된 무공입니다·”

진무원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십자혈마공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다· 그건 바로 인성이 두 개로 나눠진다는 것· 누구냐? 이렇듯 금지된 마공을 익힌 자가····’

우웅!

설화가 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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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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