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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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 7장 같은 길을 걷는다고 마음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3)

백룡상단은 성도를 빠져나와 빠른 속도로 남하했다·

아미산을 지나고 서창(西昌) 덕창(德昌)을 지났다· 잠자는 시간 쉬는 시간을 아껴가며 달린 결과 보름 만에 사천성과 운남성의 접경 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두의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들의 머리와 어깨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다· 그래도 목적지인 운남성에 거의 다 왔다는 사실이 그들이 느끼는 피로를 약간은 덜어주었다·

“오늘은 이곳에서 노숙하고 내일 아침 일찍 운남성으로 들어간다· 곤명에 도착하면 하루는 푹 쉬게 해줄 테니 모두 힘내자·”

공진성의 말에 보표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시 밖에서 노숙해야 한다는 사실이 그들을 지치게 만든 것이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면 곤명에서 편히 쉰다 하니 그들의 얼굴에 조금씩 미소가 돌아왔다·

하루 이틀 해본 일이 아니었다· 보표들은 능숙하게 마차를 모아 방벽을 만들고 노숙할 준비를 했다· 몇몇 보표가 경계를 서는 동안 나머지 보표들은 잠자리를 만들고 음식을 준비했다·

그동안 진무원은 곽문정을 데리고 따로 밖으로 나왔다·

진무원은 남하하는 동안 곽문정의 무공을 틈틈이 봐주었다· 절학을 전수해 주는 것이 아니라 황철이 그랬듯 잘못된 점을 지적해 주고 바른 자세로 무공을 익힐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쉬쉭!

어둠 속에서 곽문정이 중검을 휘두르고 있다·

숨은 거칠어지고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그래도 곽문정은 힘들단 투정 한마디 하지 않고 악착같이 검을 휘둘렀다·

그도 알고 있었다· 진무원 같은 무인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말이다·

진무원은 곽문정을 억지로 바꾸려고 하지 않았다· 곽문정의 장점을 찾아내고 그에 알맞게 검을 익히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둔재란 소리를 듣던 곽문정은 매일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었다·

곽문정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무원이 문득 소리쳤다·

“그만! 거기까지!”

“헉헉! 더 할 수 있어요!”

“무조건 지칠 때까지 검을 휘두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래도····”

“쉴 때는 확실히 쉬어서 몸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운남성이 코앞이다·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지 푹 쉬어서 몸 상태를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

“알았어요·”

아쉽긴 하지만 곽문정은 진무원의 말에 수긍했다· 이제까지 진무원은 단 한 번도 그에게 틀린 답을 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그에게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진무원이라 말할 것이다· 그는 진무원을 만난 것이 일생의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정말요? 헤헤!”

진무원의 칭찬에 곽문정이 헤벌쭉 미소를 지었다· 그는 진무원의 칭찬을 듣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기뻤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 늦게 가면 먹을 것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다·”

“예!”

두 사람이 함께 야영지로 걸음을 옮길 때였다·

누군가 그들 앞을 막아섰다· 마치 얼음장을 옮겨놓은 것처럼 차갑기 그지없는 얼굴에 매서운 눈매를 하고 있는 남자는 바로 칠교검사 공손창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잠깐 시간 좀 내줄 수 있겠는가?”

“무슨 일입니까?”

“자네에게 비무를 신청하고 싶네·”

“비무?”

진무원이 공손창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진심이군·’

매서운 눈매에 담긴 은은한 살기가 느껴졌다· 진무원이 수락하기 전에 벌써 기운을 끌어올린 것이다· 진무원이 허락하면 당장에라도 검을 빼 들 기세였다·

공손창은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그는 백룡상단의 연무장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진무원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진무원에게 그렇게 말했다· 검은 만병지왕이니 열심히 익히면 훌륭한 검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낯부끄러운 말이다· 진무원이 속으로 자신을 얼마나 비웃었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공동파의 장문제자인 무진을 상대로 내보인 그의 검술은 진짜배기였다· 적어도 그의 실력엔 한 점의 의심도 없었다·

문제는 공손창 자신이었다· 공손창은 진무원에게 자존심이 짓뭉개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뭉개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진무원에게 비무를 청한 것이다·

그는 진무원이 반드시 자신의 비무를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돌아온 진무원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거절하겠습니다·”

“뭣이?”

공손창의 눈썹이 하늘로 치켜 올라가면서 절로 살기가 흘러나왔다·

“왠가?”

“지금 나에게 공손 대협과의 비무는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의미가 없다? 흥! 이건 내 생각보다 더 오만하군· 이 공손창이 그렇게 우습게 보인 건가? 나와의 비무마저 의미가 없을 정도로?”

“죄송합니다· 지금은 우리끼리 싸우면서 힘을 빼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이 두려운가?”

“네?”

“나와 싸워서 패배를 하는 것이 두려운 건가 아니면 철기당을 적으로 돌릴까 두려운 것인가?”

진무원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도발이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분명 그의 도발에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진무원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운남성을 코앞에 두고 우리끼리 싸워서 힘을 빼고 싶지 않습니다·”

공손창과 겨루는 것은 진무원에겐 의미가 없었다· 그 어떤 대의명분도 없고 이겨도 실속이 없는 싸움 따윈 피하고 싶었다·

공손창의 입술이 뒤틀렸다·

“그래도 제법 기개가 있는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겁쟁이에 불과했군·”

그의 신랄한 조소에 옆에 있던 곽문정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가 막 뭐라 외치려는 찰나 진무원이 어깨를 잡아 안정시켰다·

“형?”

곽문정이 진무원을 올려다봤다· 하지만 진무원의 두 눈에는 그 어떤 흔들림도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무원을 바라보는 공손창의 두 눈만 씰룩이고 있었다·

“흥!”

그가 코웃음을 남기고 뒤돌아갔다

***

백룡상단은 마침내 운남성에 들어왔다· 운남성은 공기부터가 중원과 달랐다· 엄청난 열기와 후텁지근한 공기가 벌써부터 보표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보표들의 얼굴은 가공할 열기에 벌써부터 벌겋게 달아올랐다·

공진성이 다시 한 번 보표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모두 독충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

“예!”

유난히 따뜻한 기후 때문에 각종 독충과 독물이 많이 서식하는 운남이었다· 특히 수풀이 우거진 곳을 지날 때는 각별히 주의해야 했다·

‘드디어 운남인가?’

진무원의 눈이 빛났다·

길고 지루한 여정의 종착지가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곤명에 도착했다고 끝은 아니었다· 그래도 최소한 황철이 그와 같은 공간 어딘가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놓였다·

문득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리니 공손창이 적의가 담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있었다· 어젯밤 비무 제의를 거절한 이후 공손창은 진무원을 향한 적의를 감추지 않고 있었다·

공손창은 진무원이 바라보자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진무원을 의식하고 있었다· 진무원은 공손창에게서 신경을 껐다· 공손창이 거슬리긴 했지만 계속해서 그에게 심력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쓸데없는 낭비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신 진무원은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철기당과의 공조가 물 건너간 이상 정보를 전적으로 그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선은 삼뇌서생(三腦書生) 하진월을 찾아야 한다·’

공동파의 무진이 그랬다· 곤명에 도착하면 하진월을 찾으라고·

그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삼뇌서생이라는 별호를 쓰고 있는 만큼 범상한 인물은 아닐 것이다· 그를 찾아 운남의 정확한 상황부터 파악해야 했다·

진무원이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 힘들다고 해서 황철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진무원은 설화를 어루만졌다·

문득 은한설이 떠올랐다· 칠 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니 희미해질 만도 하건만 오히려 더 또렷하게 그 모습이 떠올랐다·

‘잘 지내고 있지?’

은한설을 떠올릴 때면 아직도 가슴 한쪽이 쩌릿했다· 마치 가슴 한쪽을 칼로 도려낸 것처럼·

그때 진무원의 상념을 깨우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다·

“시신이다!”

“여기도 시신이 있다!”

진무원이 마부석에서 일어나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을 바라봤다· 그러자 길가 곳곳에 쓰러져 있는 시신들이 보였다·

바람을 타고 혈향이 짙게 풍겨왔다·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진무원이 시신을 향해 다가갔다· 그곳에는 이미 공진성과 철기당 무인들이 와서 시신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었다·

“죽은 지 얼마 안 됐다·”

그들도 진무원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종리무환이 엎어져 있는 시신을 뒤집었다·

붉은 전포와 갑주를 걸친 강인한 인상의 남자이다· 갑주로 보호 받지 못한 남자의 목덜미에 혈질려와 어린아이 손바닥만 한 길이의 비수가 꽂혀 있다·

종리무환이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을 본 용무성이 물었다·

“왜 그러느냐?”

“독입니다· 얼굴이 검은 것을 보니 극독에 중독된 것이 분명합니다·”

“극독?”

용무성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암기와 독에 죽었다면 답은 하나로 좁혀진다·

“당··· 가인가?”

종리무환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의 얼굴이 그처럼 심각하게 변했다·

천하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문파가 바로 당가였다· 비록 혈족으로 이뤄져 그 어느 곳보다 폐쇄적이지만 독과 암기로 천하에 따라올 자가 없다는 곳이 바로 당가였다·

“당가가 왜?”

모두의 머리에 동시에 떠오른 의문이다·

비록 독과 암기를 무기로 사용하지만 그 위험함을 너무나 잘 알기에 오히려 무력 사용을 자제하는 곳이 당가였다·

“누군가 당가와 충돌했군· 지금으로써는 누가 먼저 공격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평소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던 용무성의 얼굴에도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당가는 결코 적으로 둬서는 안 될 무서운 곳이다· 비록 용무성과 철기당이 강호에서 알아주는 무력을 소유했다고 하지만 당가와 비교할 수는 없었다·

독에 중독될 것을 우려한 용무성이 품에서 사슴 가죽으로 만든 장갑을 꺼냈다· 장갑 낀 손으로 시신을 뒤졌지만 신분을 증명할 만한 물건은 나오지 않았다·

“골치 아프게 됐군·”

신분을 증명할 물건이 없다는 것은 저들이 마음먹고 당가와 부딪쳤다는 것을 뜻했다· 그 말은 곧 미지의 적이 당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용무성이 종리무환을 바라보았다· 그의 생각을 묻는 것이다·

생각을 정리한 종리무환이 입을 열었다·

“당가가 연루된 사건이라면 차라리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당가를 건드릴 정도의 적이라면 우리의 상대로 버겁습니다·”

“쯧!”

용무성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종리무환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우리의 목적은 셋째공자를 비롯한 백룡상단의 무인들을 구해내는 겁니다· 그때까지는 그 어떤 외부의 문제에도 휩쓸리면 안 됩니다·”

종리무환은 냉정하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철기당을 비롯한 백룡상단의 보표들이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다른 일에 휩쓸렸다가는 그 후환과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윤서인이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당가라니···· 도대체 운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그러나 그녀의 물음에 답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 역시 그녀만큼이나 큰 의문을 갖고 있었다·

모두가 상념에 빠져 있을 때 진무원은 바닥에 누워 있는 시신을 유심히 살폈다·

‘마치 차돌처럼 단단한 상체 근육과 유난히 굵은 오른쪽 상박과 팔뚝· 이 남자는 분명 무게가 나가는 중병(重兵)을 무기로 사용했을 것이다·’

진무원이 주위를 살펴봤다·

풀이 어지럽게 눕혀져 있고 남자의 것으로 짐작되는 발자국이 곳곳에 찍혀 있다·

남자의 동선이 절로 그려졌다·

진무원은 머릿속의 그림을 따라 걸음을 옮겼다· 누구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의 흔적을 따라 도착한 곳은 평지가 내려다보이는 얕은 구릉 위였다· 우거진 풀이 짓이겨져 있고 꽤 많은 발자국이 바닥에 찍혀 있다·

‘이곳에 은신해 있다가 암습했군·’

진무원은 발자국 수를 헤아려 보았다·

‘최소 서른 명 이상· 그중 몇 명은 굉장한 고수이다·’

진무원은 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무공 수준을 가늠했다·

바닥에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데다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 발자국에도 무게 배분이 고르게 남아 있다· 그 말은 곧 자신의 몸을 완벽하게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의 무공을 익혔다는 뜻이다·

진무원이 암습자들이 숨어 있던 구릉에서 밑을 내려다봤다· 백룡상단의 마차 행렬이 내려다보였다· 암습자들은 당가의 무인들이 저곳을 지날 때를 기다려 암습했을 것이다·

‘암기와 독을 사용하는 자들에겐 최악의 환경·’

독을 사용하려 해도 사방이 막힌 지형이라 확산되지 못하고 고일 것이다· 암기를 사용해도 나무나 수풀 같은 엄폐물 때문에 방해를 받을 것이다· 더구나 시신이 입고 있는 중갑은 어지간한 암기로는 뚫을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해 보였다·

‘전략을 제대로 알고 있는 자가 습격을 주도했다·’

만일 그가 노린 것이 당가가 아닌 백룡상단이었다면 어땠을까?

‘철기당의 몇몇 무인을 빼놓곤 몰살을 당했을 것이다·’

잠시 상상을 해보던 진무원은 전신의 피가 싸늘히 식는 것을 느꼈다·

죽음의 냄새가 곳곳에서 풍겨오고 있었다·

이곳은 이미 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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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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