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Chapter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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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 6장 돌아갈 사람은 돌아가고, 남을 사람은 남는다 (3)

혼탁한 빛이 세상을 뒤덮었다·

만신창이가 된 대지 위로 혼탁한 강기의 비가 떨어져 내렸다· 대지와 격돌하기도 전에 대기가 공명하며 고막을 울렸다·

“미친!”

회혼랑과 싸우던 소무상이 광포한 살의에 몸서리를 치며 서둘러 물러났다· 그것은 회혼랑도 마찬가지였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이었지만 태무강의 살의는 그런 그들의 차가운 이성에도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간신히 형체를 유지하고 있던 담벼락이 가루가 되어 비산하고 죽음의 빛줄기가 대지로 내리꽂혔다·

쿠콰콰쾅!

대지에 어른 몸통만 한 구멍이 뻥뻥 뚫렸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구멍이 순식간에 생겨나 대지를 곰보로 만들었다·

그 모습에 소무상이 눈을 크게 치떴다· 도무지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광경으로 보이지 않았다·

‘천신(天神) 혹은 마신(魔神) 정도가 되어야 가능하련가?’

아직도 강기 다발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 어떤 생명체도 그 어떤 무인도 그 속에서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치 세상의 종말이 온 것 같았다·

소무상은 진무원이 가루가 되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무원은 은한설을 업은 채 강기 다발 사이를 달리고 있었다·

소무상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비를 맞지 않고 폭우를 달리는 것이 불가능한 것처럼 저렇듯 쏟아지는 강기의 비를 하나도 맞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불가능한 일이 그의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진무원은 강기의 비를 피하고 있었다· 아니 강기의 비가 진무원의 몸을 그냥 통과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저건 마치··· 그림자 같다·’

형태는 존재하되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그림자·

순식간에 거리를 단축한 진무원이 태무강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엔 검기도 검강도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진무원이 검을 펼치는 순간 소무상은 마치 자신의 심장이 두 조각 나는 듯한 기분에 진저리를 쳐야 했다·

스가악!

분명 아무 소리도 울리지 않았건만 소무상은 날카로운 절삭 음을 들었다· 그것은 회혼랑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일제히 자신의 살이 베이는 듯한 착각에 몸을 움찔했다·

그것은 태무강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진무원의 일격에 마치 자신의 몸이 두 동강이 나는 듯한 환상을 보았다·

통찰력이나 예지력 따위가 보여주는 환상이 아니다· 뇌가 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경고하는 것이다·

이토록 전신에 소름이 끼치는 것은 처음이다·

분명히 무섭다·

‘하지만····’

태무강은 진무원의 공세에서 파탄을 보았다·

순간 그의 몸이 제자리에서 회전하면서 사방으로 비산하던 강기 다발이 하나로 꼬여 채찍처럼 변해 진무원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콰앙!

진무원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은한설과 함께 십여 장을 날려가 바닥에 처박혔다· 그런 그의 옆구리는 마치 맹수가 물어뜯은 듯 허연 뼈와 살점이 드러나 있었고 손에 들려 있던 검은 손잡이만 남기고 부서져 있었다·

“크헉!”

진무원이 바닥에 엎어진 채 피를 토해냈다·

영혼이 날아가는 듯한 고통에 정신이 다 아득해져 왔다· 진무원은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겨우 흐려지는 정신을 붙잡았다·

“무원·”

은한설이 조그만 몸으로 진무원을 부둥켜안으며 태무강을 노려봤다· 그런 은한설의 모습에 태무강이 비웃음을 지을 때다·

츄화학!

갑자기 그의 어깨에서 피분수가 치솟아 오르며 비틀거렸다· 그의 얼굴에 불신의 빛이 떠올랐다·

“어 언제?”

분명 피했다고 생각했다·

언제 당했는지 느끼지도 못했다· 진무원의 검이 더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다면 어깨가 아닌 목에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불사에 가까운 육체를 가지고 있다지만 목이 떨어지고도 살아날 수는 없었다·

“이놈!”

태무강은 후환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이럴진대 훗날 그가 훨씬 더 높은 경지에 이르면 어떨지 생각하니 소름이 다 끼쳤다·

그가 진무원을 향해 다가갔다· 어차피 육체의 상처 따위야 절로 회복될 것이니 진무원을 죽이려는 것이다·

갑자기 태무강이 걸음을 멈췄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무언가 이상했다·

그의 시선이 어깨를 향했다·

‘또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불사에 가까운 육체를 소유한 태무강이다· 어지간한 상처 따윈 그 자리에서 아무는 가공할 회복력과 재생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무원에게 당한 상처는 회복이 되지 않았다·

쩌엉!

갑자기 벼락이 정수리부터 발끝을 관통한 것처럼 쩌릿하더니 태무강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극통이었다· 진무원에게 당한 상처에서 시작된 엄청난 고통에 전신이 푸들거렸다·

태무강이 핏발이 선 눈으로 진무원을 노려봤다·

“네놈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 것이냐?”

그의 혼원염마공은 상대의 내공을 분석해 가장 상극의 기운으로 스스로를 변환시킨다· 그 어떤 내공에도 대응할 태세가 되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의 몸에 침투한 진무원의 내력에는 이상하게 힘을 쓰지 못했다· 마치 싸워보기도 전에 백기투항을 한 것처럼 말이다·

그가 혼원염마공을 익힌 후 처음 겪는 일이다·

태무강이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었지만 진무원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입을 열면 간신히 모은 한 모금의 진기마저 흩어질 것 같았다·

멸천마영검을 대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만영결을 대성해야 했다· 이제 겨우 만영결에 입문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멸천마영검을 펼쳤더니 내부가 진탕되고 말았다·

아직도 진기가 들끓고 있는 것이 폭주의 전조마저 보였다· 그래도 진무원은 이를 악물고 일어났다·

태무강이 그런 진무원을 향해 다시 주먹을 날렸다· 이번 기회에 진무원을 제거해 후환을 완전히 없애려는 것이다·

진무원이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 달리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힘들었다·

‘끝인가?’

그때였다·

갑자기 그의 앞을 누군가 막고 나섰다· 위기의 순간 은한설이 진무원 앞을 막아선 것이다· 그녀의 양손에 은백색의 반투명한 막이 맺혔다· 혼신의 힘을 다해 호신강기를 끌어올린 것이다·

콰아앙!

“아악!”

하지만 태무강의 가공할 공세 앞에 은한설이 간신히 끌어올린 호신강기는 유리처럼 깨지고 부서졌다·

은한설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뒤로 날아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한설!”

진무원이 눈을 부릅떴다·

그의 눈에 핏발이 섰다· 그의 망막에 처참하게 망가진 은한설의 모습이 맺혔다·

“한설 한설····”

진무원이 연신 은한설의 이름을 부르며 기어갔다· 태무강이 그런 진무원의 왼쪽 손등을 지그시 밟았다·

우두둑!

“크헉!”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진무원이 비명을 내질렀다·

태무강이 광기 어린 눈으로 진무원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가공할 공력이 집약되어 있었다·

쉬익!

태무강이 진무원의 머리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내려쳤다· 진무원의 머리가 잘 익은 수박처럼 깨지려는 순간이었다·

“혼마!”

대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차가운 일갈과 함께 은백색의 폭풍 같은 기운이 태무강을 강타했다·

쾅!

마치 거대한 망치에 얻어맞은 것처럼 태무강의 몸이 뒤로 튕겨나갔다· 수십여 장을 날려가 바닥을 나뒹구는 그의 가슴엔 하얀 서리가 내려앉아 있었다·

진무원은 핏발이 선 눈으로 갑자기 나타나 태무강을 공격한 인영을 바라보았다·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 머리를 바람에 흩날리며 고고히 서 있는 삼십 대의 여인· 범접하지 못할 위엄과 절대자의 기도를 동시에 발산하는 그녀의 모습에 공기마저 숨을 죽이는 듯했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은한설을 바라보았다·

“한설·”

“사··· 부님·”

은한설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만신창이가 된 그녀의 모습에 여인의 눈에 은은한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 그러자 주위의 기온이 순식간에 뚝 떨어졌다·

그때 태무강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백야··· 마녀·”

“혼마·”

태무강을 바라보는 여인이 눈에 은백색의 기운이 일렁였다·

쩌적!

여인이 서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기가 동심원을 이뤄 퍼져 나가며 순식간에 주위가 얼어붙었다·

아군에겐 백야선자(白夜仙子)로 불리지만 적에게는 백야마녀(白夜魔女)라고 불리는 여인·

그녀의 이름은 소금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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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The Legend of the Northern Blade

北剑江湖, 북검전기
Score 8.2
Status: Ongoing Type: Author: , Artist: Released: 2014 Native Language: Korean
For decades, the brave warriors of the Northern Army fought to keep the world safe from the evil Silent Night. But when the fourth-generation leader, Jin Kwan-Ho is accused of colluding with the enemy, he is forced to disband the sect and commit su*cide to protect his son, Jin Mu-Won. With no family and allies left, Mu-Won leads a dreary life under close surveillance… until a surprise attack from the Silent Night gives him a chance to escape to the mountains. There, the young warrior trains to master the fighting techniques of his predecessors, before the mysterious disappearance of a loved one brings him back to the mainland. Follow Jin Mu-Won as he embarks on a journey to avenge his father’s death and take down the villains who threaten to plunge the world into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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